[금진호의 경제톡톡] 소비자의 구매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해외 직구 경제학’ 이야기

[금진호의 경제톡톡] 소비자의 구매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해외 직구 경제학’ 이야기

기사승인 2020-01-13 10:08:43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의 광군제의 매출은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추수감사절인 11월 28일과 29일 블랙프라이데이의 온라인 매출은 74억 달러로 전년 대비 20%가 신장한 역대 최대 매출기록을 세웠고, 중국인민은행(PBOC)이 발표한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 매출 규모는 1조 4800억 위안을 넘는 최대 수준으로 중국 소비시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국민도 해외 직구를 통해 양 나라의 매출에 가담한 사실은 이제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해외 직구란 ‘해외 직접 구매’의 줄임말이다. 말 그대로 소비자가 상품을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몇 년 전까지는 구매 대행업체를 통해 해외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직구의 의미로 봤다면, 이제는 해외 쇼핑몰에서 원하는 상품을 직접 구매한 후, 배송 대행으로 상품을 받는 업그레이드된 해외 직구족이 늘고 있다. 

해외 물품의 구매대행 서비스는 낯선 개념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60년대부터 통칭 보따리장사로 불리는 물품 구매대행이 존재했다. 1990년대에 이르러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해외 구매대행은 소비자가 외국 브랜드 사이트를 통해 직접 구매한 물품을 미국의 배송대행업체에 보내면 이를 소비자에게 전달해 주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해외 직구의 주 소비 연령층은 인터넷을 능숙하게 이용하는 젊은 소비자들이다. 이들은 수동적인 소비행태를 탈피해 적극적인 태도로 가성비가 높은 직구를 통해 제품을 구매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국내에 수입된 상품은 수수료, 판매마진, 관세 등을 합산한 가격에 판매되는 반면 해외 직구를 하면 큰 폭의 세일을 하는 제품 원가에 배송비만 지불하면 되므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이처럼 해외 직구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저렴한 가격이다. ‘핫딜 상품’을 찾고, 미국 타임세일 시간에 맞춰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매하면 마치 이익을 취한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해외 직구로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상품을 구매한다는 쾌감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해외 직구는 국내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다. 

해외 직구 과정에는 위험요소가 있다. 물품을 수령 한 후에는 반품이나 교환 등이 쉽지 않다. 그에 대한 배송 비용과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상당히 번거롭다. 해외 사이트를 통해 결제할 때는 카드번호 등 간단한 정보만을 입력해서 구매한다. 개인정보 유출 위험성이 높은 것이다. 따라서 신용카드 정보는 남기지 않는 것이 좋다. 미국의 배송대행업체 지역의 선택도 문제다. 미국은 어느 지역으로 배송하느냐에 따라 세금이 부과되는 곳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이 있다. 

또 국내로 수입되는 모든 상품은 반드시 통관절차를 거치게 되어 있다. 상품에 관세가 부과되는지 여부를 먼저 확인한 후 구매해야 한다. 직구로 구입한 상품이 국내 가격보다 저렴하더라도 배송비와 관세가 더해지면 국내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더 비싸질 수 있다. 점점 커지는 해외 직구 특성상 피해 보상이 까다롭기에 상대국 기관과 협력 방안을 마련하는 등 정부 차원의 대책도 필요하다. 우리 기업들도 해외 직구에 대한 소비자들의 행동을 잘 파악하여 내수 제품의 가격이나 만족도를 높여나가는 각성도 필요하다.

금진호(목원대학교 겸임교수 /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

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
홍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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