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건설업황 악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림산업이 자회사의 성장세를 힘입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워크아웃에서 벗어난 자회사 고려개발 덕분에 올해도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이 점쳐진다. 여기에 국민연금공단이 대림산업 주가 추가 매수에 나서면서 올해도 성장가도를 달릴 것으로 보인다.
17일 건설업계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연결기준)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분기별로 봐도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림산업의 2019년 4분기 영업이익은 2430억원으로, 지난 2018년 같은 기간 1667억원 대비 31.3% 급증한 수치다.
이같은 호실적의 원인으로는 자회사의 연결편입 효과와 주택부문 실적 개선 때문으로 꼽힌다. 특히 고려개발은 실적 개선에 가장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개발은 지난해 11월 8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하며 대림산업의 연결기준 실적에 인식되기 시작했다. 고려개발은 올해 매출 6000억원 이상과 영업이익 500억원 수준을 낼 전망이다.
앞서 고려개발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와 주택 PF 사업 지연으로 인한 유동성 압박으로 2011년 12월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후 부실정리 및 사업구조조정의 노력으로 2016년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이뤄냈으며 지속적인 실적개선을 이뤘다.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 4484억원, 영업이익 403억원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분양 실적도 한몫했다. 지난해 대림산업의 분양 가구수는 약 2만4000가구로, 지난 2018년 1만5000가구와 비교해 59%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자회사인 삼호와 고려개발 역시 1만 가구 규모의 분양을 기록했다.
또 대림산업은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산업의 저변을 확대한다는 취지에서 5억3000만달러(약 6200억원)을 들여 미국 크레이튼사의 카리플렉스 사업부를 인수했다. 빠르면 올해 1분기 중 인수작업이 최종 마무리되며 대림산업은 크레인트사의 브라질 공장과 원천기술, 판매 인력 및 영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영업이익은 매출 둔화에도 주택원가율 개선 등으로 1조원을 상회할 전망”이라며 “높은 실적 기저로 올해 이익 둔화는 불가피하겠지만 고려개발 편입 효과와 함께 미국 크레이튼사의 카리플렉스 사업 인수가 현실화되면 영업이익은 재차 1조원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대림산업은 올해에도 성장가도를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건설주 정리에 나선 국민연금공단이 대림산업만큼은 주식 추가 매수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 등 소유상황 보고서’를 통해 대림산업의 지분을 11.63%에서 12.21%로 0.58%포인트 늘렸다고 밝혔다. 늘어난 주식 수만 해도 22만1046주에 달한다.
이는 국민연금공단이 대부분의 건설주를 매도한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말 GS건설의 지분을 13.27%에서 12.93%로 낮췄다. 또 ▲HDC현대산업개발(12.31%→10.25%) ▲현대건설(11.78%→11.44%) ▲태영건설(9.91%→9.63%) 등의 주식도 매도한 바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공시가 제대로 나와 봐야 알겠지만 지난해에는 주택사업 실적도 괜찮았고, 아무래도 자회사인 고려개발이 8년 만에 워크아웃 상태를 졸업하면서 연결대상으로 함께 수익에 잡혀 이런 결과가 예상되는 거라 본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