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펜루트자산운용, 유동성 위기에 567억원 규모 펀드 환매 연기

알펜루트자산운용, 유동성 위기에 567억원 규모 펀드 환매 연기

기사승인 2020-01-28 17:41:16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알펜루트자산운용도 유동성 위기로 인해 일부 펀드의 환매를 중단할 방침이다. 

이는 증권사들이 펀드 운용 자금을 지원해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잇달아 해지하겠다고 통보한 데 따른 것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이달 28일 환매 청구 주기가 돌아오는 567억원 규모의 개방형 펀드 ‘에이트리’의 환매를 연기하기로 했다.

또 이후 다른 25개의 펀드(총 설정액 약 1730억원)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환매를 연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알펜루트운용의 이번 환매 연기 사태는 그동안 이 회사에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를 제공한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등이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통해 지원한 자금 총 460억원가량을 회수하겠다고 최근 통보하면서 비롯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으로 투자한 금액 일부에 대해서도 환매를 요청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에는 계약 만기가 된 TRS 금액에 대해 상환을 요구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TRS 계약은 증권사가 증거금을 담보로 받고 자산을 대신 매입해주면서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레버리지(차입)를 일으킬 수 있어 운용사의 펀드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증권사가 계약을 해지하게 되면 운용사 입장에서는 이 자금을 돌려주고 다른 자금으로 메워야 하기 때문에 유동성 문제를 겪을 경우 펀드 전체의 운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

환매가 연기될 첫 번째 펀드인 에이트리 펀드의 경우 미래에셋대우의 TRS 자금 19억5000만원가량이 투입됐는데, 주로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등에 투자돼 당장 현금화가 어려워지면서 유동성 문제에 빠졌다.

TRS 자금이 들어간 다른 펀드들도 환매 청구 주기가 다음 달 중순 부터 순차적으로 돌아오는데, TRS 자금을 뺄 경우 정상적인 운용이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TRS 자금이 들어간 펀드 총 26개(총 설정액 2천300억원)가 줄줄이 환매가 연기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알펜루트자산운용 측은 이번 사안은 라임사태와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알펜루트자산운용 관계자는 “당사가 파악한 대량환매청구의 원인은 ▲1월말 L자산운용의 펀드실사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증권사의 우려 ▲당사 펀드 수익증권을 TRS 기초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PBS부서들이 사모펀드 시황 악화로 리스크를 회피하는 의사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에 환매 연기를 예정하고 있는 펀드는 알펜루트자산운용이 보유한 개방형 펀드로 총 자산대비 19.5% 수준”이라며 “극단적인 최대값을 가정할 때 2월말까지 환매 연기 가능 펀드는 26개 펀드이고 규모는 1817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유동성 이슈는 사모펀드 시장 상황 악화에 따른 극단적인 리스크 회피로 인해 발생했지만 우려와는 달리 이번 환매가 연기된 주요 펀드 대부분은 우량한 포트폴리오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며 “당사는 펀드의 유동성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익률의 훼손없이 안정화되고 정상화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