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초기 환자 20%가 '당뇨'

신종 코로나 초기 환자 20%가 '당뇨'

신종 감염병에 훨씬 취약..면역체계 과다반응 때문

기사승인 2020-01-31 00:13:00

중국 우한에서 촉발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신종 감염병의 중증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위험인자가 '당뇨'라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당뇨병학회는 30일 오후 서울 베스트웨스턴 프리미어 호텔에서 11대 이사장 취임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활동 계획과 당뇨병 문제 알리기에 나섰다.

이같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 이유는 향후 당뇨 환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최근 심화되고 있는 고령화, 도시화, 비만 등으로 인해 국내 당뇨 문제가 엄중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는 신종 감염병의 중증도에 있어 '당뇨'가 주요 위험인자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학회는 최근 의학학술지 란셋(Lancet)에 실린 중국 우한의 신종코로나 감염 환자 41명을 분석한 논문을 인용해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이달 2일까지 입원한 중국의 신종 코로나 감염 환자 41명 가운데 당뇨병 환자가 20%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례를 메타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두 질환에 이환된 환자에서 당뇨병 동반율이 각각 14.6%와 54.4%에 달했다.

그 외에도 계절성 인플루엔자 유행 시 당뇨병 환자의 경우 건강한 일반인에 비해 심각한 경과를 보인다는 연구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당뇨 환자가 입원을 요하는 경우가 일반인의 6배, 폐렴 발생 위험이 4배,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3배까지 높았다.

이처럼 당뇨병이 감염병 및 신종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이유에 대해 학회는 "당뇨는 T세포와 호중구의 기능을 감소시켜 선천적 면역체계 및 체액성 면역체계를 하향 조절한다. 고혈당은 호중구 및 대식세포의 살균작용 등 선천적 면역체계의 중요 요소의 장애를 야기해 이차 감염으로 진행하기 쉽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또한 "심한 바이러스 감염 때는 사이토카인 과부하(면역과다반응)이 발생하는데, 당뇨병 자체로도 사이토카인의 농도가 증가시키면서 시너지를 일으키고, 이는 모두 내피 세포 기능부전을 일으키고 합병증을 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대한감염학회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백신, 폐렴사슬알균백신, 파상풍-디프테리아백신 등 접종이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윤건호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은 "당뇨병 환자가 감염병에 걸리게 되면, 당뇨 기저질환으로 인해 더욱 심한 반응을 일으킨다는 내용이다. 당뇨가 면역 염증반응의 정도를 높여 심각한 폐렴으로 진행하는 매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감염병에 더욱 취약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예방에 훨씬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당뇨병학회는 올해 ▲사회 공헌 활동을 위한 '사회공헌위원회' 신설 ▲당뇨 관련 정책입안을 위한 근거 창출 ▲전문가 및 환자 소통위한 유튜브 등 채널 구축 등 활동을 펼친다. 당뇨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당뇨 문제 예방을 위해 정책 및 사회적 문화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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