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GS건설·대우건설 등 주요 건설사의 실적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경쟁사들의 부진 속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해외시장에서의 선별수주와 원가 절감 등을 통해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3일 건설업계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건설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총 3조9886억원으로 2018년 4조4825억원보다 11% 감소했다. 매출도 76조8192억 원으로 전년도 82조6159억원에 비해 7% 줄었다.
수익성이 가장 크게 악화된 곳은 대우건설로 지난 2018년 6287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3641억원으로 42.1%나 급감했다. 매출은 10조6055억원에서 8조6519억원으로 18.4% 줄었다.
대우건설은 지난 2~3년 전 경영난에 따른 기저효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일시적으로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양호한 수주실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내년 상반기부터는 실적 개선이 가시적으로 나타날 거라 전망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과거 해외사업에서 입은 손실로 인한 불씨가 쉽게 잡히겠느냐”며 “조금씩 개선될 거라 본다”고 예견했다. 이어 “올해 분양사업이 규제가 강한 서울보다 수도권과 지방 쪽에 있기 때문에,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주택분야에서 올해 총 3만4764가구의 주거상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민간건설사 중 최대 공급량이다.
2018년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했던 GS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7660억 원으로 전년도 1조645억 원에서 28% 감소했다. 매출도 13조1394억 원에서 10조4160억 원으로 20.7% 줄었다. 지난해 GS건설의 해외 플랜트 현장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해외부분 매출 감소가 컸다는 분석이다.
GS건설은 2018년에 일회성 요인인 해외 프로젝트 환입금 2000~3000억원이 포함돼 영업이익이 높게 잡혔던 탓에 영업이익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GS건설 관계자는 “해외 일회성 요인을 제하고 나면 당시 7000억 정도 영업이익이 났다고 보는 게 맞다. 지난 2019년 실적도 이와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업계 1위 삼성물산(상사부분 포함)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8670억원으로 21.5% 감소했다. 매출은 전년에 비해 1.3% 감소했다. 삼성물산은 올해 매출 30조3000억원, 수주 11조1000억원을 목표로 삼았다.
반면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수익성을 개선하며 성장을 이어갔다.
우선 현대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은 8821억원으로 전년보다 5% 늘었다. 매출도 3.4% 증가해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했다. 이는 해외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낸 덕분으로 분석된다. 현재 국내 건설사 대부분이 해외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현대건설의 지난해 신규수주 금액은 24조2521억원으로 전년 19조339억원보다 27.4% 증가했다. 이중 국내 수주가 14조849억원으로 17.8% 늘었고, 해외 수주는 10조1672억원으로 43.5% 증가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해외수주의 경우 악성현장을 정리하면서 수익성을 따져 선별 수주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주택사업에 대해선 “사업 포트폴리오가 잘 분배되어 있어서 잘 나온 거 같다”면서도 “다만 올해 주택사업의 경우 정부의 규제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유일한 건설사다. 이는 창사 이래 최초이기도 하다. 다만 매출은 9조6895억원으로 11.8% 줄었다. 세부적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1094억원으로 31.2% 늘었다.
특히 주택건설사업부가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건설사업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2.8% 증가한 7243억원을 기록하며 회사 전체의 영업이익 성장을 견인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대형 프로젝트 준공 등의 영향으로 매출액은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와 원가 개선 노력에 힘입어 증가했다”며 “최근 5년 여간 수익성 위주 선별 수주와 원가 개선 노력을 계속 해오고 있다. 각 본부별로 진행되는 프로세스를 살피면서 낭비되는 요소를 다 정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목표긴 하지만, 건설업 특성상 실적이 2, 3년 후에 반영되는 만큼 과거에 거둔 성적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고 예측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