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씩 주고 받다'…악수 뿌리친 트럼프, 국정연설문 찢은 펠로시

'한방씩 주고 받다'…악수 뿌리친 트럼프, 국정연설문 찢은 펠로시

기사승인 2020-02-05 16:07:44

[쿠키뉴스] 엄지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4일 밤(현지시간) 국정연설 현장에서는 탄핵 문제를 두고 대척점에 섰던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간의 기 싸움이 벌어졌다.

연단에 올라선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이 내민 손을 애써 못 본체 외면했고, 연설이 끝나자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뒤통수에 대고 국정연설문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지난해 10월 16일 미군 철수로 촉발된 터키의 시리아 침공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여야 지도부 간 백악관 회동에서 서로를 향해 험악한 말을 주고받고 헤어진 이래 4개월 만에 이뤄진 만남이었다. 

상·하원 합동의회 형식으로 이날 국정 연설이 열린 하원 의사당은 펠로시 의장의 ‘안마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상원에서 탄핵안이 부결, ‘무죄선고’를 통해 탄핵 굴레를 완전히 벗은 상태로 ‘개선장군’처럼 국정연설장에 입장하길 원했지만 여야 간 조율 과정에서 탄핵안 표결이 국정 연설 이튿날인 5일로 잡히게 돼 불가능하게 됐다. 

먼저 한방을 먹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함께 연단 윗자리에 앉아있던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국정연설 원고를 건네자 팰로시 하원의장은 손을 내밀어 악수를 건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곳을 쳐다보며 이를 뿌리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 사건 후 펠로시 하원의장의 복수가 이어졌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관례로 대통령의 입장을 소개할 때 사용되는 “미국의 대통령을 소개하게 된 것은 크나큰 특권이자 특별한 영광”이라는 문구를 생략한 채 “의회 멤버 여러분, 미국의 대통령이다”라고만 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의 ‘응징’은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마무리할 무렵 완성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을 끝내며 “신의 축복이 있길…”이라고 읽어내려가자 펠로시 하원의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동작을 크게 하며 세 차례에 나눠 국정연설문을 찢어 버렸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뒤를 쳐다보지 않은 채 사람들과 인사를 하며 자리를 떴다.

circle@kukinews.com

엄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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