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서 처음으로 성매매 여성 장례식 치러져

방글라데시서 처음으로 성매매 여성 장례식 치러져

기사승인 2020-02-13 14:21:14

[쿠키뉴스] 엄지영 기자 =이슬람국가인 방글라데시에서 12일(현지시간) 성매매 여성에게 처음으로 정식 이슬람 장례식이 치러졌다. 성 노동자 수백 명은 자리에 참석해 함께 슬퍼했다. 

장례식은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큰 사창가인 다우랏디아(Daulatdia)에서 열렸다. 이곳에서는 1200명 이상 여성이 하루에 5000명의 손님을 맞는다.

방글라데시에서는 18세 이상 여성의 성매매가 합법이고, 전국에 12개의 합법적인 사창가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슬람 지도자들은 성매매를 부도덕한 것으로 간주해 성 노동자의 장례 기도를 거부하고 금기시해왔다. 그렇기에 방글라데시에서 성 노동자가 죽으면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강에 시신을 던지거나 밤에 몰래 묻어야 했다.

이처럼 다우랏디아에서 ‘성 노동자의 장례식’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이뤄진 배경에는 지역 경찰서장의 중재가 있었다. 지난주 하미다 베검이라는 성매매 여성이 병으로 숨지자 가족은 관행대로 묘비 없이 땅에 묻으려 했지만, 성 노동자모임이 정식 장례를 치르게 해달라고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고, 경찰서장 아시쿠르 라만이 중재에 나섰다.

그는 “차별적인 금기를 깨기 위해 지방 정부와 의원, 경찰 지도자들이 힘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circle@kukinews.com
엄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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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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