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경제] 반지하와 고급주택…영화 ‘기생충’과 현실의 닮은 점

[알기쉬운 경제] 반지하와 고급주택…영화 ‘기생충’과 현실의 닮은 점

기사승인 2020-02-14 05:00:00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 영화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 한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대한민국에 그치지 않고 전세계가 직면한 주거문제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계급 간의 차이로 인한 두 가족의 비극을 보여준다. 극 중 시각적으로 가장 크게 대비되는 두 가족의 차이는 집이다. 볕이 드는 시간이 하루 30분에 불과하고 비가 오면 침수되는 반지하방이 기택(송강호) 가족이 머무는 집이다. 반면 박 사장(이선균)의 집은 넓은 앞마당에 하루 온종일 볕이 드는 초호화 단독주택이다.

실제 대한민국에 2% 가까이 되는 가구가 기택 가족과 같은 주거형태에 거주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2018년 주거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가구의 1.9%가 지하·반지하·옥탑방에 산다. 지난 2010년(4.0%)과 비교하면 절반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약 38만 가구가 최저 주거기준을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바닥에서 지표면까지 높이가 해당 층의 절반이 되지 않으면 반지하, 절반 이상이면 지하층으로 구분한다.

최근 반지하 주택은 줄어들었지만 청년 1인가구 중 반지하 거주 인구는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의 1인 20∼34세 청년가구 중 주거빈곤가구의 비율은 2005년 34.0%에서 2010년 36.3%, 2015년 37.2%로 점점 확대됐다.

반대로 영화 속 박 사장과 같은 고급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집은 신세계 그룹 이명희 회장의 주택이다. 국토부의 ‘2020년 표준단독주택 가격공시’에 따르면 서울 용산 한남동에 위치한 이 회장의 주택은 277억1000만원이다.

이어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의 서울 삼성동 자택 178억8000만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이태원동 주택 167억8000만원 ▲용산구 이태원 최모씨의 주택 160억4000만원 등이다.

영화에서 묘사된 박사장 주택은 진입로를 제외한 모든 구조가 전북 전주 모처에 지은 세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지 1983.5여㎡(약 600평), 건평 661.15여㎡(약 200평) 규모로 지어 올렸다가 영화촬영이 끝나고 지금은 해체된 상태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해당 주택이 실존한다면 약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화 중후반부 홍수가 난 날 기택 가족이 수많은 계단을 내려오는 동선을 살펴보면 성북동에서 시작해 자하문 터널과 후암동, 창신동을 거쳐 북아현동에서 끝난다.

올해 8번째로 비싼 단독주택은 이종철 풍농 회장의 성북구 성북동 주택(2824.0㎡·502.48㎡)으로 133억원 수준이었다.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