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바른미래당 탈당 후 제3의 길을 외치며 출발한 신당의 창당에 예상치 못한 걸림돌이 등장했다. 새롭게 만들어질 정당의 ‘명칭’ 문제다. 반면 자유한국당이 자칭 ‘자매정당’이라고 지칭하는 ‘미래한국당’의 정당등록은 허용했다. 이에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6일 ‘안철수 신당’의 명칭사용 불허결정에 이어 13일에도 ‘국민당’으로 정당등록을 다시 시도한 안철수 신당의 명칭을 또 다시 사용해선 안 된다는 결정을 내렸다.

국민당 창당준비위원회가 이날 선관위로부터 받은 ‘중앙당창당준비위원회 결성신고서 보완요청’ 공문에 따르면 선관위는 “이미 등록된 정당인 ‘국민새정당’과 명칭이 뚜렷이 구별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민당’의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며 결성신고서 보완을 요청해왔다.

이와 관련 국민당 창준위는 “정치기관이 된 선관위의 고무줄잣대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2017년 8월 선관위가 ‘국민의당’이 이미 정당을 등록한 상황에서 ‘국민새정당’이란 당명이 등록됐으면서도 ‘국민당’의 등록은 불허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이날 입장문에서 “‘국민의당’과 ‘국민새정당’은 뚜렷이 구별되고, ‘국민당’과 ‘국민새정당’은 뚜렷이 구별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체 건전한 상식과 이성에 부합 가능한 논리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번은 우연일 수 있지만 두 번은 필연”이라며 “선관위가 청와대 눈치를 보며 스스로 정치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선관위의 결정의 정당성을 의심했다.

이 가운데 선관위는 자유한국당의 비례대표 의석확보를 위해 추진한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은 공식적인 정당으로 인정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미래한국당 시도당의 사무실 주소가 한국당 사무실과 같거나 외떨어진 논밭의 가건물(창고)인 경우들이 드러났음에도 요건을 갖췄다고 판단한 것.

실제 선관위는 미래한국당의 정당등록을 승인하며 “정당법상 등록요건인 정당의 명칭, 사무소 소재지, 강령 및 당헌, 대표자 및 간부의 성명, 주소, 당원의 수 등을 심사한바 요건을 충족해 이날 등록 신청을 수리했다”고 했다. 같은 건물을 사용해도 다른 층을 사무실로 사용한다면 같은 장소로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 김수민 국민당(가칭) 대변인은 “국민당 못쓴다고 해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도 당연히 못쓴다는 결과가 나올 줄 알았는데 가능하다고 나왔다. 심지어 친박연대와 친박신당도 구분이 전혀 안되는데 가능하다고 나왔다”며 “선관위가 중립적인 입장이라는 본연의 업무를 벗어나 굉장히 정치행위를 하고 있다는 합리적인 확신이 든다”고 비난했다.

이어 “(선관위의) 기준이 정부여당의 권력유지에 필요가 없는 정당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권력유지에 위협이 되는 정당이나 정치인에게는 잣대가 굉장히 가혹한 것 같다”면서 “2016년 국민의당이 38개 의석을 얻고 난 직후 청와대발 리베이트 사건이 조작돼 터진 것처럼 안 대표의 정계재기라거나 활동을 방해하려는 정치적 목적이 충분히 드러나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국민당 창준위는 이날 선관위의 ‘국민당’ 명칭사용 불허결정에 대한 대책마련을 위해 24일 오전 이른 시간 대책회의를 갖고 새로운 정당명에 대한 의견을 모을 계획이다. 김 대변인은 “창준위 대책회의에서 과거 신당명으로 거론된 후보군들을 추려 선관위에 항의방문 겸 찾아갈 예정”이라며 “국민당을 계속 사용할 수 있을지도 함께 타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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