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자신 향한 비판적 기사에 여기자 성희롱 발언

브라질 대통령, 자신 향한 비판적 기사에 여기자 성희롱 발언

기사승인 2020-02-19 10:21:14

[쿠키뉴스] 엄지영 기자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자신을 향해 비판적인 기사를 쓴 여기자에게 성희롱적인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리아 대통령궁 앞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짧은 연설을 하는 도중 유력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의 여기자를 성적으로 모욕하는 발언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그 여기자는 자신이 얻으려는 것을 위해서라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다”며 성적인 암시를 하는듯한 저속한 표현을 했고, 지지자들은 그의 발언에 웃음으로 호응했다.

비판적 기사에 관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2018년 대선을 전후해 제기된 ‘소셜미디어(SNS) 여론조작’ 시비와 관련된 기사를 언급한 것이다. 이 신문은 2018년 대선 당시 일부 브라질 기업이 스페인 업체와 계약을 맺고 페이스북의 메신저인 왓츠앱을 통해 당시 사회자유당(PSL)의 보우소나루 후보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무차별 살포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을 지속해서 보도했다.

보도 내용이 사실로 드러나면 기업의 기부행위를 금지한 선거법 위반이 된다. 이 문제는 현재 의회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지난주 브라질 기업 관계자의 증언이 이뤄졌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지자 주요 정당과 정치인, 언론단체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며 강력한 비난을 쏟아냈다.

좌파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은 SNS에 올린 글을 통해 “보우소나루의 이 같은 행태는 일상이 된 지 오래”라면서 “불행하게도 보우소나루에게는 교양과 타인에 대한 존중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브라질언론협회(ABI)는 “언론에 대한 비겁한 공격”이라면서 연방검찰총장에게 보우소나루 조사를 촉구했고, 폴랴 지 상파울루는 “브라질의 대통령이 불량배들의 우두머리와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며 거칠게 반박했다.

한 정치 칼럼니스트는 “보우소나루가 면책특권 뒤에 숨어 비겁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여성단체들은 “모든 여성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circle@kukinews.com

엄지영 기자
circle@kukinews.com
엄지영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