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쿠키뉴스] 최재용 기자 = 택배기사의 아내이자 5살 아들을 둔 박모(39)씨는 코로나19 사태에 고생하는 남편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하루 평균 300여개의 택배를 배달하던 남편은 이달 들어 400개가 넘는 물량을 처리하고 있다. 퇴근시간도 늦어졌다. 발이 땀이 나도록 뛰어다녀야 오후 9시에 겨우 퇴근할 수 있다. 이마저도 점심은 포기해야 가능하다. 그러던 지난 26일 저녁식사를 하며 푸념하는 남편의 하소연에 눈물이 쏟아졌다. 그날 밤 박씨는 억울함과 서글픔에 대구지역 맘카페에 글을 올렸다.
박씨는 “외출을 꺼리는 일부 고객들이 택배상자나 재활용쓰레기 등을 남편에게 버려 달라고 한다”면서 “이해는 하지만 남편은 택배를 배송해주는 사람이지 당신들의 귀찮은 일을 처리해주는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는 소중한 남편이고 자랑스러운 아빠다”며 “하찮게 심부름이나 시킬 사람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가뜩이나 힘든 시기에 자신의 이득만을 챙기는 ‘얌체족’이 등장해 시민들의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
이들은 시민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해 마스크를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재판매하는가하면, 구독자를 늘리겠다고 1339에 장난전화까지 걸고 있다.
27일 온라인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와 ‘당근’ 등에는 마스크 판매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사이트에는 평소 1장당 800~1000원 하던 KF80‧KF94 마스크가 최고 4500원까지 치솟았다.
이들은 대부분 ‘직거래’로 거래하고 있으며, 판매가 완료되면 게시물을 지워 내용을 확인할 수 없도록 조치하고 있다.
주부 배모(32‧침산동)씨는 “같은 아파트라인에 자가격리자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중고 사이트에서 마스크를 구매했다”면서 “성인용 20장을 사는데 무려 8만원이나 줬지만, 2살난 아이를 안고 마트에서 줄서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고 씁쓸해했다.
유튜브 채널 ‘김건우[Tae-il2]’를 운영하고 있는 김건우씨는 지난 25일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콜센터 1339에 장난전화를 걸고, 이 상황을 유튜브에 올렸다.
영상에서 김씨는 “제가 기침하고 열이 있어서요”라고 말한 뒤 느닷없이 욕을 했다. 이어 “죄송합니다. 제가 틱 장애가 있어요. 말끝마다 욕을 하는 틱 장애가 있는데 좀 이해 좀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고는 다시 욕설을 내뱉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김씨는 27일 “어제 장난전화는 술을 먹고 심신미약 상태에서 한 것으로, 반성하겠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한편 1339로 장난전화를 한 경우 업무방해죄 등으로 처벌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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