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명률 낮춘다…경증환자는 치료시설로

코로나19 치명률 낮춘다…경증환자는 치료시설로

고위험군 입원 병상 확보

기사승인 2020-03-02 18:15:41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정부가 고위험 코로나19 확진 환자들의 입원 병상을 확보하기 위해 ‘생활치료시설’ 운영을 시작했다.

‘생활치료시설’은 입원 치료의 필요성은 낮으나 전파 차단 및 모니터링을 목적으로 격리가 필요한 경증환자가 퇴원 후 격리해제 시까지 머무르는 공간이다. 기존에는 24시간 간격으로 시행된 바이러스 검사에서 2회 연속 음성이 나와야 퇴원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증상이 호전되면 우선 퇴원하고, 센터 등에서 격리치료를 받는다.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중대본)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코로나19 대응지침(7판) 개정에 따라 2일 ‘대구1 생활치료시설’을 개원하고 경증환자 약 100여명의 입소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구급차로 이송됐다.

당국에 따르면 ‘대구1 생활치료시설’은 대구시에 위치한 중앙교육연수원에 마련했으며, 경증환자 160명의 입소가 가능하다. 경북대학교병원 의사 4명, 간호사 7명, 간호조무사 6명 등의 의료인력이 배치됐고, 전문인력(내과전문의 또는 감염관리전문간호사) 1명 이상이 포함됐다. 다만, 의료진이 24시간 상주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해 의료인력 수는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센터에 상주해 매일 2회 체온 측정, 호흡기 증상 등 입소자들의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건강상태에 변화가 있을 경우 병원으로 이송하거나 센터에 격리하도록 조치한다.

입소시설은 1인1실 또는 다인실로 운영되고, 경우에 따라 시설이 아닌 자택에서 격리치료를 받을 수 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우한교민 격리 당시에는 1인1실로 엄격하게 통제했다. 당시 교민들은 노출자 내지는 지역사회 노출자 정도라 한명이라도 확진자가 발생하면 교차감염이 발생하는 위험이 있었다”라며 “그러나 생활치료센터는 확진자가 들어가는 시설이다. 1인1실이 좋겠지만 상황에 따라 다인실로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상태가 양호하거나 검사결과 음성 판정을 받은 분들은 바로 자가격리 등으로 전환할 예정이어서 의료진이나 확진자 등 서로 노출이나 접촉을 줄이는 쪽으로 관리할 것”이라며 “만약 독립된 방에서 생활을 할 수 있다거나, 집안에 고위험군이 없다거나 하는 등의 조건들이 충족되면 집에서 자가격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삼성인재개발원 영덕연수원, 문경 서울대병원인재원 등을 통해 금주 내로 1000명의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대구 지역 등에서 발생하는 입원병상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고위험 환자들의 치명률을 낮추기 위해서다. 하루 수백명씩 감염자가 발생하는 대구에서는 입원하지 못해 자가격리 중 숨지는 등의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과 전날 대구에서만 8명, 경북에서 1명이 사망했고, 연련병로는 80대 4명, 70대 4명, 60대 1명으로 집계됐다. 모두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의료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감염내과 교수는 “기존 병상들을 효율적으로 운영하지 못해 확진 판정을 받고도 자가격리 중인 환자들이 있다. 중증환자는 바이러스도 배출량도 많고 산소치료 등도 해야 하기 때문에 국가지정 음압유지병상으로 빨리 옮겨야 한다”며 “그런데 음압병상에 경증환자가 있다는 것은 고급 의료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거다. 집에서 대기하고 있는 고령의 환자를 우선 입원시켜야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처음부터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의 감염을 많이 우려했다. 정상인 성인은 독감 정도로 앓고 회복되나 취약하신 분들은 폐렴이 직접적인 사망원인이 된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송구하게 생각하고, 최대한 고위험군이 먼저 검사와 진료를 받을 수 있게끔 하겠다”고 강조했다.

중등도 이상의 환자는 신속하게 입원치료(음압격리병실 또는 감염병전담병원 등)를 받을 수 있다.중증도는 경증·중등도·중증·최중증 4단계로 분류된다.

한편, 이날 오후 4시 기준 확진자는 전날 자정에 비해 123명 늘어나 총 4335명으로 증가했다. 사망자 공식 집계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날 지자체 등에서 사망자가 전날 자정보다 4명 추가된 것으로 확인돼 국내 사망자는 총 26명으로 늘었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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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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