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세기의 경영자’로 불리던 잭 웰치 전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 겸 최고경영자가 향년 84세로 별세했다.
현지시간으로 2일 미국 경제매체 CNBC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웰치 전 회장이 전날 집에서 부인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사인은 신부전증으로 알려졌다.
웰치 전 회장은 1960년 화학 엔지니어로 GE에 첫발을 들인 뒤 1972년 부사장, 7년 뒤에는 부회장에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1981년 4월에는 45세의 나이로 GE 역사상 최연소 회장에 올라 2001년까지 20년간 수장을 지냈다.
그는 구조조정과 인수를 비롯한 사업확장 등 공격적인 경영으로 미 경제 전문지 포츈지로부터 ‘세기의 경영자’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GE 재임기간 동안 1000여건의 거래를 성사시켰으며, 회장 취임 7년 만에 ‘GE 캐피털 뱅크’를 설립하기도 했다. NBC가 보유하고 있던 전자 회사 'RCA'를 비롯해 증권회사 '키더 피보이'를 인수하고 GE 에어로스페이스를 매각하기도 했다.
웰치 전 회장은 GE의 시가총액을 120억달러에서 한때 4100억달러까지 성장시켰다. 같은 기간 GE의 매출은 270억달러에서 1300억달러로 급증했다.
재임 기간 GE 주주들에게 돌아간 수익률은 개인 배당금을 포함해 연 21%, 총 5000%에 달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GE의 뿌리는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현대 GE'는 웰치 전 회장이 일궜다”고 평가했다.
웰치 전 회장은 자신의 저서에서 회장 취임 5년 만에 인력이 41만1000명에서 29만9000명으로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경영자급 직원들을 열정으로 가득 차고 무엇인가 일을 해낼 ‘상위 20%(A그룹)’, 회사에 긴요하며 A그룹으로의 합류를 고무시킬 ‘중요 70%(B그룹)’, 퇴출 대상인 ‘하위 10%(그룹C)’로 분류하는 이른바 활력 곡선(vitality curve)이라는 개념을 창안하기도 했다.
웰치 전 회장은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으며,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등과 교류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999년에는 방한해 고 김대중 대통령을 면담하고, 이 자리에서 “한국의 경제는 세계 모든 나라에 좋은 모델이 되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이 한국 국민들의 에너지와 경제회복속도에 대해 놀랍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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