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 서울에서는 내집마련은 물론, 전세방 하나 구하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다. 대충 잠만 자면 되는 집이라면 구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겠지만, 마음에 드는 집을 찾고자 한다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또 집을 찾아도 계약서 작성이나 대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그 과정에서 피로감은 더욱 극에 달한다. 여기에 만약 집이 ‘부동산 직거래’를 통해 구한 ‘다가구주택’이라면 일련의 과정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부동산직거래, 장단점은?=근 한 달 간 잠복근무를 했다. 직방 등 다양한 앱과 사이트를 수시로 드나들며 맘에 드는 매물이 나올 때까지 말이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부동산직거래 사이트 ‘피터팬의좋은방구하기’ 카페를 통해 운명과도 같은 집을 찾게 됐다.

부동산직거래란 공인중개사를 거치지 않고 인터넷 등을 통해 부동산 임차인과 임대인이 직접 거래하는 방식이다.

직거래의 가장 큰 장점은 아무래도 중개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에게 해당된다. 부동산 거래를 할 때는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공인중개사에게 일정 금액의 복비를 지급해야 하는데, 어느 정도 금액대가 있는 매물이라면 비교적 적지 않은 돈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점도 있다. 개인과 개인 간의 거래인만큼 계약 후 법적 분쟁이 생길 우려가 더 클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부동산직거래를 하려 한다면 사전에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기자는 우선 등기부등본을 포함한 관련 서류를 직접 뗐다.

살펴볼 내용으로는 ▲등기부등본상의 임시등기 ▲담보 설정 여부와 압류 ▲가압류를 비롯한 근저당권 등이다. 여기에 등기권리증이나 재산세 납부증명서 등 기타 서류도 같이 체크해야 한다. 쉽게 말해 해당 집주인에게 융자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 과정은 중도금과 잔금 지불 시에도 다시 한 번 변동 여부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별 문제가 없는 관계로 계약을 진행했다. 통상 부동산 직거래의 경우 집주인도 주로 거래하는 공인중개사가 있다. 이를 통해 계약서를 작성하게 된다. 중개사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기자는 당초 복비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만 지불했다.

계약서 작성 시에 가장 중요한 점은 ‘보증금 반환 특약’을 넣는 것이다. 대출심사 결과에 따라 대출이 불가할 경우 계약을 파기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때 집주인은 계약금을 몰수해갈 가능성이 크다.

이전 세입자에게도 이사날짜까지 짐을 빼달라고 말해놓은 상태인데, 계약을 파기하면 이들에게 돌려줄 보증금이 없기 때문이다. 통상 보증금은 새로운 세입자의 보증금을 받아 이전 세입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계약서를 바탕으로 대출심사가 이뤄지는 만큼, 만에 하나 심사 결과 바랐던 대출금이 안 나올 경우 계약을 파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십중팔구에 해당하는 집주인들은 이 특약을 넣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기자의 집주인도 위와 같은 이유로 “특약을 넣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상황이 이렇자 공인중개사도 “계약을 무르던지, 특약 없이 계약하던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특약 없이 계약을 진행키로 했다. 영화 ‘기생충’에서처럼 ‘믿음의 벨트’에 올라탈 수밖에 없었다.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