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금융위원회는 13일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주가 대폭락에 결국 ‘한시적 공매도 금지’ 대책을 꺼내 들었다. 또한 상장사의 자사주 매수규제를 완화하며 증시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나섰다. 다만 일반 투자자들을 주심으로 금융위의 시장안정화 조치가 뒤늦었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위는 이날 오후 4시 은성수 위원장 주재로 임시금융위원회를 개최하고 컨티전시플랜(위기 관리 비상계획)에 따른 시장안정화 조치를 의결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62.89포인트(3.43%) 내린 1771.4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39.49포인트(7.01%) 급락한 524.00를 기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장중 한때 8% 이상 하락하며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했으나 연기금이 방어에 나서며 겨우 하락세를 진정시켰다.
은 위원장은 이를 두고 “WHO의 판데믹 선언 등의 영향을 받아 전 세계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우리나라 또한 이를 피해갈 순 없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 10일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대폭 강화하는 시장조치를 취했지만, 주요국의 주가가 하루에 10%씩 하락하는 시장상황에서는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금융위는 이에 시장의 불안심리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보다 강한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먼저 금융위는 6개월간 유가증권, 코스닥, 코넥스 전체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금지하기로 했다. 자본시장법을 보면 증권시장의 안정성 및 공정한 가격형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거래소가 금융위 승인을 거쳐 공매도를 제한할 수 있다.
은 위원장은 “최근의 엄중한 상황을 반영해 금지 기간을 6개월로 설정했고, 6개월 후 시장상황을 봐 연장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금융위는 상장사의 자사주 1일 매입한도 역시 6개월간 완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상장사들은 자사주를 취득하고자 하는 경우 약 10거래일에 걸쳐 나누어 취득해야 했으나, 이번 조치로 배당가능이익 한도 내에서 취득하고자 하는 자사주 전체를 하루에 매입할 수 있게됐다.
또한 증권회사의 과도한 신용융자담보주식의 반대매매를 억제하기 위해, 동일한 기간 동안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의무를 면제하는 조치도 취하기로 했다. 증권사 내규에서 정한 담보유지비율을 준수하지 않더라도 제재를 받지 않도록 비조치 의견서를 발급해 증권회사들이 담보비율 하락에 따른 기계적인 반대매매를 하지 않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금융위는 앞으로도 시장안정을 위해 비상조치를 단호하게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증시 수급안정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며 “금융위는 앞으로도 시장 동향을 밀착 점검하면서 필요한 비상조치를 신속하고 단호하게 집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금융위의 대응을 두고 일반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늦장 대응'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앞서 금융위가 지난 10일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강화하는 미온적 대처를 넘어 처음부터 공매도를 금지하는 강경 대처에 나섰을 경우 지금과 같은 주가 대폭락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다는 비난이다.
온라인 상의 한 투자자는 “3월 초에 공매도를 금지 했어야지 했어야지 너무 늦었다”며 “공매도 세력은 실속 차릴거 다 차렸다. 때늦은 공매도 금지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투자자 역시 "개미들 다 털리고 피 눈물 흘리고 있는데 이제와서 공매도 금지라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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