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이달 9일부로 신규 공중보건의사 수백 명이 방역 현장에 배치됐다. 이에 대해 방역 현장의 의료진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공보의는 현장에서 ▲선별진료소서 검체 채취 ▲확진 환자 역학조사 ▲경증환자 위한 생활치료센터 환자 관리 ▲중증 확진 환자 진료 ▲각종 지원팀 및 자택 대기 환자 화상 진료 등의 업무를 맡는다. 때문에 코로나19와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신규 공보의 배치는 ‘가뭄의 단비’와 같다. 대구에서 방역 업무를 맡고 있는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과 방상혁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은 공보의의 노고에 고맙다고 했다.
이성구 회장은 “공보의가 방역 현장에서는 ‘정규군’”이라며 “실제로 그분들이 모든 방역 업무를 다 맡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신규로 오는 인력이다 보니 잘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금방 적응했다. 국방의 의무도 중요하지만, 방역도 중요하다. 공보의의 노고에 고맙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방상혁 의협 부회장은 “기존에 있던 공보의가 새로운 공보의에게 검체 채취 방법 등 의료 노하우를 전수해준다”며 “같은 공보의끼리 일을 하다 보니 매끄럽게 진행된다. 이들의 노고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공보의들은 방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도맡고 있다. 김형갑 공보의(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장)은 “민간에서는 이렇게 많은 인력을 구할 수 없었을 것. 방역 현장에서 숨통이 트인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하며 “대구 신천지 신도 1만2000명 전수 조사·확진 환자 2차 검사 등 어려운 일에 공보의가 많이 투입됐다. 중요한 역할을 많이 맡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자체는 대구·경북 지역으로 파견된 의료진을 위해 숙박비를 6만원 이하로 통일했다. 김 회장은 “숙박비와 식비 등으로 총 10만원의 수당이 나온다”며 “비용 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 대구시 숙박관리팀이 많이 신경 써줘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이들에 대한 지원이 모두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앞서 대구·경북 지역에 파견을 갔다 온 공보의에 대해 일부 지자체에서 생활 지원을 해주지 않는 헤프닝도 있었던 것이다. 김 회장은 “지난달 20일 최초로 파견된 공보의에게는 지자체가 많은 도움을 줬다”면서 “그 이후 많은 공보의가 파견에 다녀오니 일부 지자체가 지원해주지 않았다. 파견에 다녀온 공보의는 일정 기간 자가격리 및 모니터링을 진행하는데, 생활 지원이 없어 곤란했다. 대공협 차원에서 지자체에 연락해 지원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한국철도(코레일)가 대구·경북지역으로 가는 의료 봉사자에 대해서 KTX를 포함해 모든 열차를 지원해주겠다고 했었는데 공보의는 ‘차출된 인력’이라며 제외됐다”며 “민간 지원단도 별도의 수당이 책정돼 있다. 공보의와 같은 입장인데, 차출됐다는 이유로 해줄 수 없다는 것은 서운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중보건의사는 농어촌 등 보건의료 취약지 보건소 등에서 진료업무 등을 담당하는 의사를 말한다. 공중보건의들은 원칙적으로 4주간의 군사 교육, 2일간의 중앙직무 교육 이후 각 시·도 의료취약지에 배정되지만,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과 의료인력 부족 현상이 심해지면서 신규 의과 공중보건의사들은 사전에 군사 교육을 받지 않고 긴급히 현장에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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