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진수 기자 =여성의 사회진출이 증가하면서 고소득, 전문직 등의 참여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아직도 ‘금융 유리천장’이 견고하다. 금융정책·상품의 다양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고위 공무원이나 임원 자리에서 성비 불균형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과장급(4급) 공무원 26명 가운데 여성은 3명에 불과하다. 상위직급인 국장급(고위공무원단)에서는 여성은 전무하다.
금융위 기획조정관, 금융소비자국, 자본시장정책관, 금융정책국, 구조개선정책관, 금융산업국, 금융혁신기획단, 금융그룹감독단 등 약 8명의 국장들이 있다. 모두 남성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비교적 낮은 직급에만 여성 직원들이 몰려 있다”며 “금융이라는 보수적인 문화와 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로 고위직군으로 가는게 남성보다 더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의 ‘기울어진 성비’는 정부의 ‘여성 관리자 임용 확대 계획’에 어긋난다. 인사혁신처는 여성의 공직 진출과 국가 주요 정책 결정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과장급(4급 서기관) 이상 국가직 공무원의 여성 비율을 늘려 왔다.
여성가족부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계획’의 2019년 추진 상황과 2020년 추진계획을 지난 17일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이 보고에 따르면 중앙부처 본부과장급 여성공무원 비율은 20.8%로 전년(17.5%)보다 3.3%p 올랐다. 5명 중 1명꼴로 올해 목표치(19.8%)를 넘었다. 공공기관 여성임원 비율은 21.1%로 3년 후(2022년) 목표치인 20.0%를 이미 달성했다.
하지만 금융위의 과장급 여성 공무원 비중은 11%로 정부부처 평균에도 크게 못 미친다.
금융위 유리천장은 금융산업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정책이나 서비스는 금융소비자의 여러 수요를 바탕으로 하는데 성비가 불균형을 이룬다면 다양성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여성 대표성 제고는 현 정부가 추구하는 공정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라며 “부처 간 긴밀한 협업과 적극적인 노력으로 공공부문에서 여성의 참여가 확대되면 조직의 효율성‧생산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여당 관계자는 “여성의 직급과 승진의 고른 분배로 평등의 법칙과 채용의 공정성 등을 바로 세워 유리천장을 깨야 한다”며 “21대 총선에 기필코 승리해 필요한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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