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취임이 결정되면서 한일 양국 롯데 경영권을 모두 쥐게 됐다.
이에 따라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의 마침표를 찍게 됨은 물론, 숙원이었던 호텔롯데 상장까지 가시권에 두게 됐다.
지난 18일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사회를 통해 신 회장을 오는 4월 1일자로 회장에 선임하는 인사를 결정했다.
그간 일본 롯데홀딩스는 고 신격호 회장과 신동빈 부회장 체제로 운영돼왔다. 앞서 2017년 신격호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추대된 이후 회장직은 공석이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 선임으로 일본 롯데 경영진의 굳건한 신뢰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한편, 한일 양국 롯데의 경영을 책임지는 리더로서의 자리를 공고히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이 한일 양국 경영권을 쥐게 되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은 종식됐다.
앞서 2015년 1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롯데의 모든 보직에서 전격 해임되면서 본격적인 형제의 난이 발발됐다. 여기에 같은 해 7월 신동빈 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선임되자, 불과 11일 후인 27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격호 명예회장을 통해 일본롯데홀딩스의 이사를 전부 해임하면서 맞불을 놨다.
이에 신동빈 회장은 긴급이사회를 열어 해임안을 무효로 돌린 뒤 아버지를 총괄회장에서 해임하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게 했다. 이후 신동주 회장은 다섯차례에 걸친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복귀를 시도했지만 완패했다. 자신을 이사직에서 해임한 것이 부당하다며 일본 법원에 낸 소송도 결국 각하됐다.
2017년 6월 신 명예회장이 의사 결정이 힘들다는 이유로 한정후견인 판정을 받으면서 사실상 신 전 부회장은 힘을 잃었다.
관련업계에서는 경영권 분쟁 종식 등 내부 문제가 사실상 종식되면서 신동빈 회장이 숙원사업인 호텔롯데 상장 작업도 가시화됐다고 보고 있다.
호텔롯데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로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호텔롯데 상장에 있어 일본 롯데 주주들의 동의는 필수적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면서 상장의 큰 걸림돌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은 고 신격호 명예회장 시절부터 복잡하게 얽혀있던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고 지배구조의 단순·투명화를 위한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2017년 10월 롯데지주가 공식 출범했지만 신 회장이 경영 비리, 면세점 특혜 등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으면서 상장작업은 전면 중단됐다.
일본롯데홀딩스가 99%의 지분을 갖고 있는 호텔롯데의 국내 증시 상장은 독립적인 지주사 체제의 완성이라는 상징은 물론, 그간 롯데에 얹혀있던 ‘일본회사’ 이미지를 벗어던질 수 있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의 중간지주회사격으로, 현재 일본롯데홀딩스가 지분 99%를 가지고 있다. 일본롯데홀딩스는 일본인 종업원·임원·관계사 등 일본인 지분율이 50%를 넘어 일각에서는 결국 롯데그룹 지배 정점에는 일본이 있다는 지적도 계속돼왔다.
롯데지주 측은 “신동빈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직에 오름에 따라 호텔롯데의 상장 작업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한일 롯데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전략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등 양국 간 시너지 제고 방안을 더욱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