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정부에 손 벌리는 대기업, 국민 공감 받는 '자구노력' 있어야" [일문일답]

은성수 "정부에 손 벌리는 대기업, 국민 공감 받는 '자구노력' 있어야" [일문일답]

기사승인 2020-03-24 15:46:28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4일 '100조원+α' 규모의 코로나19 지원과 관련해 대기업도 지원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은 위원장은 대기업 지원은 중소‧중견기업 지원과 달리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자구노력이 전제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제2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한 직후 50조원이 넘어가는 규모의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제1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결정된 ‘50조원’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100조원+α' 규모로 확대한 것이다.

이날 발표된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은 중소·중견기업들을 대상으로 정책금융기관 29조원 추가 지원, 채권시장안정펀드 규모를 10조원에서 20조원으로 확대, 4조1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 7조원 규모의 단기자금 시장 안정화 자금 지원, 10조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펀드 조성 등의 방안을 담고 있다. 

주목할 점은 정책금융기관의 지원 대상에 대기업도 포함된다는 점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지원대상에 대기업이 포함된 것을 두고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렇지만 금융위가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자구노력을 제시하면서 항공업계는 정부의 지원에 앞서 인력 감축, 사업 축소, 유휴자산 매각 등의 자구노력이 불가피해 졌다. 

은 위원장은 “일단 대기업들은 시장에서 자금을 자체조달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추우량 트리플A 기업들은 자체 조달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저히 시장에서 자체조달이 안될 경우 은행 문턱을 두드리게 될 것”이라면서 “일반은행은 이를 받아주기 어렵고, 결국 산은과 수은이 이를 받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때는 대기업의 자구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며 “피를 말리는 수준의 자구노력은 아니지만 국민이 공감하는 수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기업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좋다”며 “이번 지원 방안은 이러한 대기업의 지원을 감안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 관련 일문일답이다.

증안펀드, 1차 캐피탈콜 진행된 후 2차 캐피탈 콜 실시 시점은?, 증안펀드 가동에도 증시 악화될 경우 추후 대책은= 구체적으로 2차 캐피탈콜 시점까지 지금 다 상정해서 논의하기 어렵고, 시장 전문가들에게 맡기겠다. 전문가들이 유용하게 증안펀드를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추가 운영은 현재 거론하기 성급하다. 금융권에 협조를 구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기금을 가지고 주가를 부양하느냐, 막느(방어)냐 여러 표현이 있는데 결국은 우리 경제가 복원력을 발휘해 회복될 것이고 증안펀드는 그 동안 금융시장이 견딜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지원금 2008년보다 2배 수준이다, 그만큼 상황이 위중하다고 본 것인가. 지원을 요청한 대기업 구조조정은 어떻게 진행되나= 경제상황과 관련해 직접적인 판단은 하지 않겠다. 다만 2008년은 금융기관에 위기가 왔고, 지금은 실물에서 금융으로 위기가 오는 것이다. 그때보다 위중한 것인가 안한 것인가의 판단 보다는 2차례의 경험을 바탕으로 A기업이 3월에 위험해 지원하면 5월에 B기업, 7월에 C기업 위험에 빠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기업 하나 하나씩 대응하면 지원이 늦다. 선제적으로 대책을 마련해 놓아야 뒤따라가지 않는다. 규모가 더 크니까 더 위중하냐고 판단하기 보다는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책을 마련했다.

소상공인 지원, 신용도가 낮아 은행에서 담보를 요구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추가 대응책은= 지난주까지 21만건이 신청됐다. 거기에 어느 사연이 없겠는가. 이를 어떻게 소화하냐의 문제이다. 신용도가 있으면 지역신보에서 보증서가 오기 때문에 은행의 문제는 아니다. 신용도가 떨어지는 5-9등급 분들은 소상공진흥회에서 그것을 커버해 주기로 했다. 금액이 작은 것에 대해서는 패스트트랙으로 선지원하기로 했다. 

대기업도 지원 시 요구된 자구노력의 조건은= 우선 중소기업은 6개월 만기연장을 해주었다. 같은 논리로 중견과 대기업 만기연장하는 고민이 있다. 그렇지만 소상공인은 1000만원 빌리기 위해 애를 태우는데 중견은 덩치가 크다고 500-1000억원을 만기연장해주면 국민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중견기업을 빼놓고 갈 수는 없어 은행권의 협조를 받아 만기연장을 추진했다.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시적으로 어려움이 올 수 있고 특별한 기업도 있을 수 있다. 대기업의 경우 엄격한 자구노력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이 봤을 때 이정도는 해줘야 한다. 예를 들어 대출의 10%는 상환하고 나머지 90%의 만기연장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아시아나 항공 등 대기업 항공사, 이번 긴급경영안정 자금의 지원 대상인가= 항공업계는 특수한 상황에 놓여있다. 일단은 대기업도 시장에서 조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성공할 것으로 보는데 대기업이 자구노력 이야기를 안들으려면 시장에서 해결하면 된다. 거기에 초우량 트리플 에이는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안되면 pcbo로 지원을 받을 것이다. 이마저도 도저히 안된다 하면 은행 문턱을 두드릴 것이고 일반은행은 이를 잘 안받앋줄 것이다. 그럴 때 산은과 수은이 받아줄 것이다. 다만 이때 자구노력이 병행되야 한다. 피를 말리는 자구노력은 아니지만 국민이 공감해야 한다. 

채안펀드 및 증안펀드 출자 관련해 민간 금융지주의 지원 규모와 은행권에 짐을 너무 많이 지우는 것은 아닌가= 은행권이 부담을 지고 있다. 은행권이 부담을 지지만 은행권이 수혜자이기도 하다. 채안펀드 안되면 은행에 돈을 빌려달라고 올 것인데 채안펀드가 이를 대신한다. 지주사 안에는 은행도 있고 증권 및 보험도 있다. 주가가 떨어지면 자회사들이 보유한 주식의 주가하락에 따라 손해를 본다. 채안펀드가 주식을 막아주면 지주사는 돈을 내는 동시에 수혜자가 된다. 

은행들의 건전성 완화 방안은= 건전성 규제 완화는 은행의 유가증권 투자에 적용하는 위험 가중치를 낮춰주는 방안이이다. 채안펀드에 투자한 부분에 대해 위험가중치를 절반 가량으로 낮춰줄 예정이다. 채안펀드는 출자금액이 정해져 있다. 은행이 47% 가량을 담당한다. 최근 FSB에서 코노나19 위기와 관련해 금융규제 유연하게 해야 한다는 국제적 공감대 있었다. 그래서 기업대출에 숨통을 터줄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고려했다. 연말에 도입하려던 바젤3도 조금 앞당겨 도입할 것이다. 필요하면 7월보다 더 일찍 바젤3 도입할 것이다.(바젤3 도입시 은행 BIS비율 일부 상승)

당국은 은행과 증권사의 자본 건정성 모니터링 하고있는데 현재 어떤 상태인가, 신용리스크 발생 가능성은= 부실에 대한 금융사 자본건전성 영향은 후행적으로 온다. 아직 지표상으로는 반영이 안돼고, 현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금융회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기업에 대한 PCBO 및 회사채 지원에 특혜 논란이 있다, 이에 대해서도 자구노력을 요구할 것인가= PCBO 발행할 때 기업체가 돈을 요청한다고 주는 것 아니다. 발행하려면 보증이 들어가야 하고 남는 채권을 인수해줘야 하는 은행도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들이 다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자구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PCBO를 발행할 수가 없다. 채권은행이나 보증기관이 수용하는 수준의 자구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번 지원의 재원은= 1차 지원에서 발표한 내용이 있다. 정책금융기관이 가용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지원에 나서고, 한은은 시장에 유동성 공급에 나선다. 향후 손실 부분이 발생하게 되면 재정에서 뒷받침한다. 

가계부분 지원은 없나= 가계부분은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다른 분이 할 있는 부분이 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 중에는 가계나 근로자를 위한 햇살론이나 사잇돌 대출이 있다. 여기에 포함 안한 것은 금리가 현재 높다. 거기는 10% 수준이다. 금리가 높아 말씀드리기 민망했고, 채무자 해소하는 부분은 추가적인 대책이라고 말하기 어려워 대책에 포함안했다. 현재는 여백으로 남겨두었다.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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