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국내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세 자릿수대로 올라선 가운데 유족, 확진자 등 코로나19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보듬기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사망자가 13명 추가돼 총 124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가운데 약 70%는 대구 지역에서 발생했다. 국내 사망자 대다수는 기저질환이 있던 고령 환자다. 현재까지 평균 치명률은 1.33%다. 연령별 치명률은 80세 이상 12.97%, 70대 6.25%, 50대 1.75% 등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 기준 국내 사망자 특성분석에 따르면,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가 98.7%가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65세 이상도 81.3%로 높았다.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면서 인공호흡기 등 중증치료를 받다 사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경증에서 중증으로 넘어가는 환자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따라 확진자와 격리자, 그리고 유가족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사회 전체가 불안과 우울을 겪는 집단 트라우마 위험도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
전문가들은 확진자와 가족들을 코로나19 피해자로 인정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 타인을 향한 비난과 낙인찍기를 멈출 것을 권고했다. 정찬승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홍보위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유가족들은 고인을 떠나보낸 비통함뿐만 아니라 죄책감, 억울함 등으로 고통을 받을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슬픔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털어놓거나, 심리 상담 서비스 등을 받는 것이 좋다. 또 정부와 의료기관 등도 미리 장례절차를 안내하고, 충분한 애도반응이 이뤄지도록 도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확진자와 격리자들도 감염자라는 낙인 때문에 힘들어 한다. 감염병 재난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낙인이 아니라 응원이다. 분노와 편견은 오히려 감염 사실을 숨기게 하는 등 방역을 어렵게 만든다”며 “정부도 재난 문자 등에 확진자의 여행 여부 등 불필요한 사적 정보 노출을 자제해야 한다. 분노를 부추기고, 낙인을 찍는 부작용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회적 거리두기와 접촉자 및 확진자가 장기간 자가격리 기간을 갖게 되면서 가족 간의 갈등, 과도한 음주 및 약물 문제 등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 정 위원장은 “재난상황에서는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고위험 음주가 늘어난다거나 부부싸움등 가족 간 다툼이나 언쟁이 붙기도 한다”며 “이런 반응은 스트레스로 인한 일반적인 현상으로 인정해야 한다. 집안에 머물 때 음주 등은 주의하고, 긍정적인 표현을 자주하는 태도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는 사망자 유가족의 트라우마 극복 방법으로 ▲극도의 스트레스 사건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충분한 휴식과 일상적인 운동, 균형잡힌 식사 지속 ▲술과 커피, 담배 끊기 ▲감정을 억누르지말고 표현하기 ▲중요한 결정사항은 미뤄두기 ▲주변의 친한 사람들과 시간 보내기 ▲사고와 수습에 대한 정보는 정규 뉴스시간에만 확인하기 등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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