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민생당이 반강제적으로 탈호남정당의 길을 걷는 모습이다. 4.15 총선 후보등록을 하루 앞두고까지 호남지역에 근간을 둔 예비후보들의 탈당이 이어졌다.
김광수 의원은 25일 당에 탈당계를 제출하고 무소속으로 지역구인 전주갑에서 재선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무소속 출마선언과 함께 “현재 민생당은 호남의 개혁 가치를 지역 정당으로 폄훼하고 역사적 대의보다는 자리다툼에 빠져있다”고 당을 강하게 비난했다.
광주 동남을에서 21대 국회 진출을 노리는 김성환 예비후보도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생당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김 예비후보는 당초 민생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을 받았지만 4선인 박주선 의원이 이의를 제기하자 이를 받아들이면서 공천명단에서 최종 탈락했다.
이에 김 예비후보는 “민생당은 공정하고 정의롭지 못했으며 광주 시민의 선택을 받을 자격이 없다. 공천관리위원회는 저와 박주선 후보의 동의를 전제로 무기명 비밀투표를 거쳐 7대 2로 저를 공천했으나, 하루 만에 아무런 이유도 없이 공천을 뒤집었다”고 당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현역의원 모두를 공천한 것은 세대교체를 열망하는 유권자의 기대를 저버리고 아무런 당내 경쟁도 없이 기득권을 옹호하려는 것이며 광주 시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한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 시민들이 직접 선거로 이를 바로잡아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 9일에는 김제·부안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종회 의원 역시 “지역주의정당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분당에 분당을 거쳐 합당에 이르는 과정에서 정치 혐오와 불신을 갖게 한 점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고개를 숙이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정동영 전 민주평화당 대표는 24일 “당이 반호남주의, 반개혁주의로 가고 비례대표와 관련해 밥그릇 챙기기 싸움만 한다면 민주평화당계는 민생당에서 철수하겠다”면서 “반호남주의와 반개혁주의를 시정하지 않는다면 민주평화당계는 총선 전에라도 탈당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어 25일 “내일이 후보 등록일이라 무소속으로 등록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해 민생당으로 후보 등록을 한다”며 “사실상 민주평화당은 민생당과의 합당을 철회한 것이나 마찬가지고 당의 반호남·반개혁주의 폐기를 위해 싸우겠다”고 말해 시간적 한계로 민생당의 녹색점퍼를 입지만 당이 노선을 바꾸지 않는 한 함께 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민생당은 바른미래당 당시 셀프제명으로 당을 이탈했지만 최근 법원의 결정으로 당적이 돌아간 의원들 중 탈당파를 제외한 신용현·이상돈·임재훈 의원이 당적을 유지하며 등록 현역의원 20명을 맞춰 교섭단체의 지위를 유지하며 정당기호 1번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선거보조금도 60억원이 늘어난 90억원을 받게 됐다. 하지만 전라북도에서 녹색점퍼를 입고 선거를 치를 현역 의원은 유성엽(정읍·고창), 조배숙(익산을), 정동영(전주병) 의원 3명으로 줄어 호남기반정당이란 말은 사실상 무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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