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다양한 민의를 반영하자며 도입된 ‘연동형 비례대표제(연비제)’의 취지가 21대 국회에서 실현되긴 사실상 힘들어질 전망이다. 비례위성정당의 등장 때문이다. 이 가운데 집권여당 또는 진보진영의 입김이 더 강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조원C&I)가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일 발표한 ‘비례정당 지지율’ 조사결과에 따르면, 거대 양당에서 직접적으로 연관성을 인정한 비례위성(연합)정당의 지지율은 동반 하락했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자칭 ‘자매’ 정당으로 불리는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대한 지지율은 31.9%로 여타 정당들의 가장 선두에 섰다. 이에 ‘꼼수’라며 맞선 집권여당이 ‘형제’ 정당이라며 급조한 1회용 비례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의 지지율은 22.5%로 뒤를 이었다.
직전조사(3월 4주차)와 비교하면 두 정당에 대한 지지율의 순위변동은 없었다. 다만 거대양당의 비례정당별 지지율은 둘 모두 소폭 하락했다. 한국당의 경우 33.5%에서 1.6%p가, 시민당의 경우 26.3%에서 3.8%p가 각각 떨어졌다. 결과대로라면 한국당은 16석, 시민당은 14석 내외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의 변화는 전국단위에서 두루 나타났다. 한국당의 경우 서울(29.4%→32.9%), 강원·제주(35.4%→41.3%)에서 지지율이 올랐지만 대구·경북(TK, 49.7%→44.8%), 광주·전라(14.2%→7.4%), 부산·울산·경남(PK, 43.5%→40.2%), 대전·세종·충청(34.2%→32.7%), 경기·인천(31.7%→29.4%)에서 모두 하락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38.4%에서 31.0%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40대가 29.2%에서 26.3%로 2.9%p, 20대(만18~29세)가 25.0%에서 24.0%로 소폭 줄었다. 반면 60세 이상은 오히려 지지율이 상승(40.2%→42.3%)하며 여전히 연령층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성별로는 여성이 31.0%에서 27.2%로 하락한 반면 남성은 36.1%에서 36.8%로 소폭 올랐다.
시민당은 수도권인 서울(30.6%→21.9%)과 경기·인천(30.0%→22.0%), 광주·전라(43.2%→36.8%)에서 지지율을 상당 수 잃었다. 강원·제주에서도 3.2%p(21.0%→17.8%)가 떨어져나갔다. 그나마 대전·세종·충청에서 5.6%p(17.6%→23.2%)를, TK(11.4%→13.5%)와 PK(20.1%→21.8%) 지역에서 각각 2.1%p와 1.7%p를 회복하며 낙폭을 줄였다.
시민당에서 이탈한 지지율의 다수는 여당인 민주당을 “봉양해야할 부모”라며 스스로를 ‘효자’라고 지칭한 ‘열린민주당’에 흡수된 것으로 풀이된다. 직전조사에서 13.6%의 지지율을 보이며 등장부터 3위에 이름을 올린 열린당은 금번조사에서 15.5%로 1.9%p 지지율을 추가확보했다.
지지층도 편차가 컸던 이전 조사와 달리 11.5%(대구)에서 17.7%(경기·인천) 사이에서 전국에 고르게 분포하는 양상이었다. 직전 조사와 비교해 지지율도 지지기반으로 분류되는 PK(15.7%→15.1%)를 제외한 광주·전라에서 5.7%p(11.6%→17.3%), TK에서 2.8%p(8.7%→11.5%), 대전·세종·충청에서 2.5%p(12.6%→15.1%), 경기·인천 2.4%p(15.3%→17.7%) 등에서 각각 오르며 상승세를 보였다.
연령별로는 30대(10.2%→19.1%), 40대(18.4%→22.7%), 50대(14.3%→15.6%), 10대(11.1%→11.4%) 순으로 집결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60대 이상에서는 13.4%에서 11.0%로 지지율이 소폭 하락했다. 성별로는 남성의 지지율이 3.1%p(14.2%→17.3%)이 올랐다.
◆ 비례 1번 민생당 등 중·소 정당 비례의석 ‘0석’ 우려도= 하지만 열린당과 달리 원내진출의 희망을 가졌던 여타 소수정당들의 자리는 여전히 협소할 듯하다. 연비제 도입의 가장 큰 수혜자로 평가됐던 정의당의 지지율조차 직전조사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예상됐던 의석확보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심지어 정당투표용지 첫 번째 칸을 차지한 민생당은 단 1석도 차지하지 못하는 상황도 예상된다.
지지율로 살펴보면 4위는 정의당으로 직전조사결과(6.2%)에서 지지율 1.5%p를 회복해 7.7%를 확보했다. 지지율 변화는 4.7%로 낮은 지지를 보였던 경기·인천에서 10.6%로 급등하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PK와 강원·제주에서도 도왔다. 그러나 광주·전라지역에서의 지지율이 12.8%에서 5.5%로 7.3%p 하락한데다 대전에서도 10.9%에서 8.1%p 떨어지며 발목을 잡았다.
반대로 직전조사에서 정의당과 같은 지지율을 확보했던 국민의당은 0.9%p 하락해 5.3%로 집계됐다. 지지율 변화는 30대에서 3.1%p 상승했지만 40대에서 3.8%p, 60세 이상에서 1.3%p가 각각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충청권, 전라권, TK 등지에서 소폭이나마 지지율이 올랐지만 강원·제주의 지지율은 0.0%로 바닥을 치는 모습도 확인됐다.
이밖에 정당들의 경우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최소 지지율인 2%를 겨우 넘거나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생당의 경우 1.2%에서 2.4%, 자유통일당과 합당 후 재분리된 우리공화당도 1.2%에서 2.2%로 1석의 확보가 가능한 지지율을 얻었다. 하지만 직전조사에서 2.7%로 올라섰던 친박신당은 1.8%로, 1.5%였던 민중당은 1.6%로 각각 2% 미만으로 떨어졌다.
한편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지지정당을 바꾸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됐다. 실제 응답자들에게 ‘앞서 선택한 정당을 선거 당일까지 계속 지지할 것이냐’고 질문하자 ‘계속 지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전체의 78.4%, ‘바꿀 수도 있다’는 응답은 18.9%,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7%였다.
지역별로는 PK지역 응답자의 12.9%가 바꿀 수도 있다고 답해 가장 낮은 유동성을 보였고, 강원·제주가 24.6%로 가장 높았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이 13.6%로 최하, 20대가 30.0%로 최고의 변동가능성을 나타냈다. 성별로는 남성(16.3%)보다 여성(21.5%)이 지지정당별로는 민생당과 국민의당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좀 더 심정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고됐다.
이번 조사는 쿠키뉴스와 조원씨앤아이가 공동으로 2020년 3월28일(土)부터 3월30일(月)까지 사흘간, 대한민국 거주 만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유선전화 15%+휴대전화 85% RDD 방식, 성,연령,지역별 비례할당무작위추출)를 실시한 결과다. 표본수는 1000명(총 접촉성공 36,036명, 응답률 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이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 오차보정방법 : [림가중]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 부여(2020년 2월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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