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1시간가량 회담을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들을 직접 맞이했지만 정작 회담에는 함께하지 않았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배려가 아닌,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뚝심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학규 위원장은 최근 쿠키뉴스 정치토크쇼 ‘배종찬의 핵인싸’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평화정책이 전제가 돼야 한다면서도 원칙을 가져야 한다고 평가했다. 한반도 남북관계는 평화가 정착되고 함께 번영을 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확고한 신념과 원칙을 보여줘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손 위원장은 “한반도가 언제까지 전쟁촉발의 위기 속에서 살아갈 수 있겠냐”며 “정부의 평화정책은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한이 원하는 것을 다 받아주겠다는 태도도 안 된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트럼프와 김정은이 대한민국 땅에서 만나는데 단 1분도 같이 못했다. 가는 길에 잠깐 인사나 하는 정도였다. 국가적 치욕이었다”고 혹평하며 “트럼프나 김정은이 못하겠다고 하면 만나지 말라고 했어야 했다”고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그리고 과거 손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재임시절 북한 벼농사 지원사업을 추진하며 원칙의 중요성을 지켜 관계를 발전시켰던 경험을 근거로 제시했다. 당시 경기도는 5계년 계획으로 북한에 농기계부터 씨앗, 비료 등을 가져가 북한의 1년 수확량을 2배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그 결과 북한의 거듭된 요청이 있었고, 손 위원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시범사업 등을 이끌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업이 정치적으로 오염되거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신념과 원칙을 바탕으로 서로가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관계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손 위원장은 “첫해 3000 헥타르(ha) 규모의 벼농사를 한 뒤 수확량을 보고 북한이 놀랐다. 5차 년도에 지원할 100만ha 규모를 이듬에 바로 추진해달라고 해서 의회 추경요청을 통해 진행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북한 측에서는 첫해 수확 세레모니를 추진하면서 아리랑축전을 보내왔다”며 “하지만 그 행사의 참여가 자칫 정치적으로 오염되고 잘못된 행동으로 보여질수 있어서 참여하지 않았다. 그 다음에 모내기 행사에서도 우리나라가 참배하기 어려운 장소의 참여를 요청받았지만 경기도에서 거절했다”고 전했다.
덧붙여 “우리가 이처럼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지켜야할 원칙을 지키면 북한에서도 함부로 못한다”면서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너무 허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난해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담 당시와 지금의 대북관계에서 보이는 정부의 대응에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손 위원장은 비례위성정당의 등장과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훼손 등 국내 정치현안에 대한 깊은 식견을 쿠키뉴스 온라인 정치토크쇼 ‘배종찬의 핵인싸-손학규편’에서 풀어놨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공식채널(https://bit.ly/2JhwOSA)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