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서치 아웃’ 허가윤 “춤·노래? 당분간 연기 집중할래요”

[쿠키인터뷰] ‘서치 아웃’ 허가윤 “춤·노래? 당분간 연기 집중할래요”

‘서치 아웃’ 허가윤 “춤·노래? 당분간 연기 집중할래요”

기사승인 2020-04-11 07:00:00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제가 언제 이런 해커 역할을 해보겠어요.”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었다. 따로 찾아보지 않으면 개봉을 앞둔 영화 ‘서치 아웃’의 해커 김누리가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룹 포미닛의 메인 보컬 허가윤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힘들지 않을까. 힘 있는 보컬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익숙한 ‘가수 허가윤’이 이젠 영화 속에서 살아 있는 인물로 이야기를 전하는 ‘배우 허가윤’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지난 9일 서울 삼청로 한 카페에서 만난 허가윤은 10년이 넘는 연예계 경력자답게 어떤 질문에도 능숙게 답변을 이어갔다. SNS를 이용한 범죄를 파헤치는 해커 역할을 맡았지만, 실제론 SNS나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멤버들의 단체방에 들어가기 위해 모바일 메신저를 설치하기까지도 몇 년이 걸렸다. ‘컴맹’이라고 고백하는 모습도 당당했다.

“사실 전 기계치고 컴맹이에요. ‘서치 아웃’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제가 잘 모르는 분야라 오히려 공감이 갔어요. 평소에도 폰뱅킹을 쓰지 않고 은행에 가서 업무를 보는 등 겁이 많거든요. 시나리오 읽으면서 ‘그럴 수 있겠다’ 하고 와 닿더라고요. SNS를 보면 다들 행복해보이고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공허하고 외로운 사람이 많잖아요. 그런 사람을 타깃으로 했다는 것에도 공감이 갔어요. 나중에 영화가 나오면 더 경각심을 갖고 SNS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흥신소에서 근무하는 해커 누리는 만만한 캐릭터가 아니다. 조직폭력배를 떠올리게 하는 덩치 큰 사장에게도 한 마디도 지지 않고 기 싸움을 벌이고 호신 용품으로 자신의 몸을 아무렇지 않게 지킨다. 함께 다니는 성민(이시언)과 준혁(김성철)이 그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게 당연할 정도로 강한 카리스마도 보여준다.

“처음에 읽었을 때는 누리가 ‘센 캐릭터’, ‘걸크러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감독님이 읽어보라고 하신건가 생각도 했고요.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누리도 과거에 사연이 있는 친구더라고요. 사람다운 냄새도 나고요. 초반부와 후반부의 감정변화를 잘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마냥 처음부터 끝까지 세기만 하면 안 되는 캐릭터 같았거든요. 제 원래 성격과는 70% 정도 비슷해요. 원래 저도 누리처럼 툭툭 말하고 싶어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제가 컴퓨터를 잘 못하는 것 빼고는 비슷한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이제 30대의 나이에 접어든 허가윤은 지난 20대를 되돌아보며 “7년 바쁘게 지내고, 3년 여유롭게 지냈다”고 말했다. 바쁜 시기가 지나고 쉬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못 챙긴 사람들과 시간을 보냈다. 처음엔 좋았지만 나중엔 “공허해졌다”고도 했다.

가끔 TV를 보다가 포미닛에 나오면 신기하고, 멤버들이 그리울 때는 옛 영상도 찾아본다. 하지만 당장은 “연기에 더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허가윤을 아이돌이 아닌 배우로 보도록 만드는 것이 그의 첫 번째 숙제이기 때문이다.

“아직은 연기가 정말 재밌어요. 가끔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은지 물어보시는데, 전 항상 ‘다 해보고 싶어요’라고 답해요. 어느 정도는 해봐야 제가 뭔가 하고 싶다는 기준이 생길 텐데, 지금은 어떤 역할이든 다 해보고 싶고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요. 제 이름을 검색하면 아직은 배우보다는 가수일 때 자료가 많아요. 다양한 캐릭터의 연기 자료가 쌓일 수 있도록 많이 열심히 하고 싶어요.”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