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환자, 코로나19에 치명적인 이유 있었네

비만환자, 코로나19에 치명적인 이유 있었네

기사승인 2020-04-21 03:00:00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 상황을 맞이한 가운데 감염병과 비만이 서로 연관돼 있다는 의료계 견해가 나왔다. 비만이 감소한다면 코로나19 등 감염병의 유행이나 그로 인한 치명률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안상준 교수와 대한비만연구의사회 김민정·이철진 전문의(가정의학과)는 ‘비만과 감염의 연관성(Association between Obesity Infection)’이라는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지에 게재된 이번 논문은 리뷰(Review) 논문으로 기존 관련 연구들의 분석·고찰을 통해 작성됐다.

논문에서는 감염으로 비만이 발생하거나, 비만으로 감염이 발병 또는 악화될 수 있다고 지목했다.

전세계 비만 문제는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과체중 인구(BMI>25㎏/㎡)는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상이다. 우리나라의 비만 인구(BMI>25㎏/㎡)도 2019년 현재 35.7%에 이르고 남성의 비만율은 45%를 넘어섰다.

특히 급증하는 비만에 의해 전 세계적으로 집단 면역력이 저하되면, 감염에 의한 전염병이 유행할 수 있다는 견해가 주목된다. 반대로 비만이 감소하면 감염병의 치명률도 낮아질 수 있다.

연구팀은 2009년 신종플루 사태 전에는 증거가 없었지만, 신종플루 이후 비만과 인플루엔자 발병률 및 심각도가 연관이 있음이 증명된 것도 비만의 대유행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고 지목하고, 코로나19가 전세계에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만과 감염 관계를 짚었다.

전문가들은 감염병과 비만에 깊은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우한 진인한병원에 올해 1월 1일부터 1월 20일까지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99명을 분석한 중국 중난산(Nanshan Chen)의 연구에 따르면, 11%의 사망률을 보였는데, 그 중 비만, 고령, 동반 질환이 있을 때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또한 미국심장학회지에도 비만, 당뇨, 고혈압,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 동반질환이 있을 때 코로나19가 심장병 발생 위험도를 높인다고 보고됐다. 

2015년 국내에 유행했던 메르스 사태에서도 비만, 고혈압, 당뇨 등의 동반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가 중증 진행 및 사망률이 높다고 알려진 바 있다. 캐나다공중보건기구가 메르스 환자 637명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전체 16% 환자가 비만을 동반했고, 다른 질환에 비해 비만을 가지고 있는 비율이 3.1배 더 높았다(당뇨 8배, 고혈압 2.8배, 심장병 9.3배).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유발되는 비만을 감염성 비만(infectobesity)이라고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금까지 비만을 유도한다고 알려진 감염성 병원체로는 ▲아데노 바이러스 ▲헤르페스 바이러스 ▲장내 바이러스 ▲장내 미생물 ▲기생충 등이 있다. 이러한 병원체의 감염은 인체에 만성 염증을 초래해 비만을 악화 시킨다. 여기에 나쁜 식습관이 더해지면 장내 미생물이나 바이러스의 변화를 촉진해 만성 염증 반응을 일으켜 비만을 가속화시킨다. 

이와 달리 비만이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의 위험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비만한 사람에서 잘 발생하고 상태를 악화되는 감염으로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 등의 각종 바이러스 감염과 요로 감염이나 치주 감염을 유발하는 세균 감염이 있으며, 기관지염, 폐렴 등의 호흡기 감염, 원내 감염, 수술 부위의 감염이 있다.

비만 자체가 만성염증이고 증가한 지방세포가 만성염증을 악화시켜 면역력을 감소시키며, 비만과 동반된 당뇨병·수면무호흡증·위식도 역류질환 등으로 감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줄어든 항원반응과 자연살상세포·대식세포 등의 감소로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에 대한 저항도가 낮아지게 된다.

비만 환자에서는 호흡기질환도 빈발하는데, 비만으로 인해 호흡기 상태가 변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비만으로 인해 폐 용적과 폐 탄성이 감소하며, 혈액 관류 및 가스 교환의 비정 상적인 환기 및 폐 근육조직의 비효율성이 증가하여, 비만 한 사람이 호흡기 감염에 더 잘 걸리고 더욱 심각한 질환을 동반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비만 환자의 감염에 대한 영향을 주는 인자로는 ▲기저질환 (만성질환 시 의도치 않은 체중 감소 등) ▲동반질환(당뇨) ▲영양(특정 식이요법) ▲운동 ▲흡연 등이 제시됐다.

연구팀은 “비만과 감염은 서로 상호작용하는 관계다. 병원체 감염으로 인해 비만이 발생하고, 비만에 의해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이 잘 된다”며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장내 미생물을 보유하고, 항생제를 줄이며, 고식이섬유 식사 등을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만으로 인한 감염이 증가하면 입원의 증가, 각종 부위의 감염 증가, 백신 효과의 감소나 항생제 효과의 감소를 유발한다. 전 세계적으로 유행병처럼 퍼지고 있는 비만이 감소된다면 현재 유행하고 있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유행병의 유행이나 그로 인한 합병증도 줄일 수 있겠다”고 피력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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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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