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서유리 인턴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을 열렬한 옹호자로 알려진 미국의 보수언론 폭스뉴스가 트럼프 대통령이 홍보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적극 홍보하다 부정적인 연구 결과들이 이어지자 침묵에 빠졌다.
23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폭스뉴스의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찬양’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약을 두고 ‘게임 체인저’라 부르며 극찬한 데에서 비롯됐다.
이어 폭스뉴스 프로그램의 한 의료 전문가는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자신의 아버지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항생제 덕분에 완치됐다고 소개해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찬양’ 열기는 한층 더 강해졌다.
폭스 뉴스의 프로그램 ‘폭스 앤 프렌즈’의 진행자들은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수십 개 부문에서 약물의 잠재적 이익을 소개했으며, 약물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언론과 의료 기관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WP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간 폭스뉴스의 진행자들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유명세를 탄 이후 속출한 다수의 연구들이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최근 368명의 보훈부 남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항생제를 함께 투여한 사람과 단독 투여한 사람 모두 투여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사망률이 높았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또 프랑스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한 코로나19 환자와 복용하지 않은 환자들 간의 유의미한 사망률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고, 오히려 각종 심장 질환 등의 부작용을 유발시켜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적극 홍보했던 폭스뉴스에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자 폭스뉴스는 침묵에 나섰다. 일부 진행자들은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폭스뉴스에 출연해 약물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던 진행자 중 한 명인 메흐메트 오즈는 22일 약물에 대해 “사실상 우리는 모른다”라며 “변수가 많다. 많은 자료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무작위 임상실험 결과를 기다리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 스티븐 한 청장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안전성과 효능에 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며 무작위 임상실험 결과를 기다릴 것을 촉구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찬양’에 한풀 꺾인 기세를 보였다. 그는 “분명히 아주 좋은 보도가 몇 건 있었고 아마 이번 보도는 좋은 보도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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