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등 A 이하 캐피탈, 정부 금융지원에도 ‘기대반 걱정반’

신등 A 이하 캐피탈, 정부 금융지원에도 ‘기대반 걱정반’

기사승인 2020-04-29 08:48:47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코로나19 사태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캐피탈사를 돕고자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며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자금 공급이 절실한 신용등급 A 이하 중소형 캐피탈사들은 지원 여부가 불확실해 ‘기대반 걱정반’인 상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4월 초 금융위원회는 코로나19로 자금 지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캐피탈사를 지원하기 위해 20조원 규모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조성하며 본격적으로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을 매입하겠다고 나섰다. 

금융당국에서는 채안펀드를 통해 유동성이 부족한 캐피탈사들이 원활하게 자금 수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캐피탈 업계에서는 우량 캐피탈사만 해당되는 ‘반쪽’ 지원방안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금융당국은 채안펀드를 이용할 수 있는 조건으로 ▲시장 발행 회사채보다 높은 금리 ▲기업신용 AA-등급 이상 우량 여전사 ▲만기 3년 이하 채권을 만족해야 한다고 제약을 걸었다. 

이처럼 조건이 까다롭다 보니 금융당국이 채안펀드를 운용하기 시작한 뒤 캐피탈사가 채안펀드를 이용한 건 수는 메리츠캐피탈과 현대캐피탈 2건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메리츠캐피탈의 신용등급은 A+라 등급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메리츠금융지주의 지급보증을 받아 AA등급을 받아 가까스로 회사채를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메리츠캐피탈의 사례처럼 지주사가 있는 캐피탈사라면 지급보증을 받는 방안을 통해 채안펀드를 이용할 수 있지만, 지주사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중소형 캐피탈사는 여전히 자금공급에 문제를 겪을 수 밖에 없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추가적인 자금 공급을 위해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 규모를 5조원 늘리기로 결정했다. P-CBO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 신규발행 채권을 모아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통해 신용을 보강해 발행하는 유동화 증권을 말한다.

기획 초기에는 P-CBO 대상에 금융사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당국이 P-CBO 지원 대상에 금융사들을 포함하며 채안펀드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캐피탈사들도 오는 6월부터 정부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P-CBO 지원 대상에 구체적인 신용등급 제한 여부가 정해지지 않아 A등급 이하 캐피탈사들은 여전히 걱정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P-CBO를 통해 캐피탈사가 약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받은 바 있지만, A등급 이하에 해당되는 BBB등급 중소형 캐피탈사들은 한 곳도 지원 받지 못한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높은 지주사 산하 캐피탈사들은 금융당국에서 지주사 산하 신용공여 한도 완화를 진행하며 채안펀드나 P-CBO를 이용하지 않아도 자금조달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하지만 중소형 캐피탈사들은 대부분 A등급 이하의 신용등급을 가지고 있어 이번 P-CBO 지원에서도 제외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중소형 캐피탈사들은 지난해부터 자금공급이 어려워 이전부터 신규대출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며 “P-CBO에서도 제외되면 경영에 애로사항이 생기는 수준이 아닌 생존 자체가 위험해질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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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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