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날 재 뿌렸다”, 롯데 형제의 난 불씨 지핀 신동주

“잔치날 재 뿌렸다”, 롯데 형제의 난 불씨 지핀 신동주

기사승인 2020-04-30 03:00:00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사실상 신동빈 롯데회장의 승리로 마무리됐던 롯데그룹 ‘형제의 난’ 불씨가 되살아나는 모양새다. 

지난 28일 신동주 전 부회장은 오는 6월로 예정된 일본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 신동빈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의 건 등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10월 국정농단·경영비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선고 받아 롯데 브랜드 가치와 평판, 기업 가치 등이 크게 훼손됐으며 이에 대한 책임으로 이사직에서 해임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에서는 유죄 판결을 선고 받은 당사자를 비롯,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으며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에도 나서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상황 가운데 올 4월 신동빈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 및 롯데 구단 구단주로 취임하는 등 기업의 준법 경영과 윤리적 관점에서 이해할 수 없는 상태에 놓여있다”고 밝혔다. 

제계 등에서는 이같은 신 전 부회장의 행동에 대해 롯데그룹의 전사적으로 집중해온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ON)’ 출범 당일 이른바 ‘재뿌리기’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또한 신 전 부회장이 그간의 갈등을 봉합하자는 내용을 담은 편지를 이미 수차례 보내며 화해의 제스쳐를 취해왔던 만큼 어떠한 의도가 수반됐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앞서 지난해 1월 신 전 부회장은 설 명절을 앞두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설날 차례에 초대하는 편지를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신 전 부회장은 편지에 “한동안 이런 저런 이유로 가족 간의 정을 나눌 수 없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성북동 집(신동주 회장 자택)에서 열리는 설날 가족 모임에서 얼굴을 직접 마주하고 가족으로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롯데의 신동주로서가 아닌, 동빈의 형 동주로서 초대하는 자리”라면서 “사업 이야기는 하지 않을 것이며 가족끼리 그동안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우리 형제가 다툼을 계속 이어 나가며 아버지(고 신격호 명예회장)께 큰 심려를 끼치고 있는데, 아버지가 살아계시는 동안 다시 한 번 형제가 손 잡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그 무엇보다 큰 효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전 부회장은 이미 2018년 총 네 차례에 걸쳐 신동빈 회장에게 화해를 하자는 내용의 친필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편지는 경영권 다툼을 멈추고 화해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롯데를 분리해 각각 경영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롯데그룹에서는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선을 그었다. 또 이후 2019년 6월 열린 일본롯데홀딩스 정기총회에서 신동빈 회장과 다카유키 사장이 이사직에 재선임되며 형제간 다툼은 사실상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돌아갔다. 신 전 부회장은 꾸준히 일본롯데홀딩스에 신동빈 회장의 이사해임건을 제출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은 여전히 일본롯데홀딩스 이사 복귀를 노리는 모양새다. 신 전 부회장은 이사 해임 안건이 부결될 경우 일본회사법에 따라 이사 해임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현재 롯데그룹의 경영 악화로 신동주 회장의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며 “이번 주주제안은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롯데그룹의 준법경영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kgn@kukinews.com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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