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문제와 노조 설립 방해 등 그룹의 어려 현안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더 이상 경영권 논란이 없도록 하고 자신의 자녀들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노조 문제와 다시 한번 사과 입장을 밝히고, 관련 더 이상 무노조 경영이 없도록 하고 노동 3권을 보장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6일 오후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에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권고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의 입장발표 전문>
오늘의 삼성은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국민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리기도 했습니다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주누하지 못했기 떄문입니다. 사회와 소통도 부족했습니다. 기술은 일류지만 삼성을 지켜보는 시선은 따가웠습니다.
저희의 부족함 때문입니다. 저의 잘못입니다. 사과드립니다. 잘못을 반성하는 마음으로 삼성의 현안에 대해 솔직한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동안 저와 삼성은 승계 문제에 관련해 많은 질타를 받았습니다. 에버랜드와 삼성SDS 문제 등, 승계 문제와 관련한 뇌물혐의로 재판이 진행중이기도 합니다.
저와 삼성에 대한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게 사실입니다.
분명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더 이상 그렇게 하지 않겠습니다.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습니다.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것도 하지 않겠습니다.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데만 집중하겠습니다.
이 기회를 빌어 소회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건희) 회장님이 쓰러지신 이후 제가 삼성을 맡아왔지만 큰 성과를 이루었다고 자부하기는 어렵습니다. 깨닫고 배운 것도 적지 않았습니다. 미래 비전과 도전의식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한 차원 더 높게 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잘할수 있는 분야에 매진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습니다.
우리사회가 더 윤택해지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혜택을 누리도록 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삼성을 둘러싼 환경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경쟁은 치열해지고 룰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위기는 항상 곁에 있고 미래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통찰력을 갖춘 최고수준의 경영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갖고 있는 절박한 윤리의식입니다.
삼성은 앞으로도 성별과 학벌 국적을 막론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와야 합니다. 그 인재들이 사명의식을 가지고 치열하게 일하면서 저보다 더 중요한 위치에서 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저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 역할에 충실할 때 삼성은 계속 삼성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기회에 한 말씀 더 드리겠습니다. 저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오래 전부터 마음속에는 두고 있었지만 외부에 밝히는 것은 주저해왔습니다. 경영환경도 결코 녹록치 않은데다가 제 자신이 제대로 된 평가도 받기 전에 제 이후의 제 승계 문제를 언급하는 것이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해서이기 때문입니다.
노사문제에 대한 입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삼성이 시대에 부응하지 못해왔습니다. 삼성서비스 건으로 많은 임직원들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책임을 통감합니다.
노조문제로 인해 상처받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삼성은 더 이상 무노조 경영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노사관계 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습니다.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보존하겠습니다. 건전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습니다.
시민사회 소통과 준법감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시민사회와 언론은 감시와 견제가 그 본연의 역할입니다. 기업 스스로가 볼 수 없는 허물을 비춰 주는 거울입니다.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할 것입니다. 낮은 자세로 먼저 한걸음 다가서겠습니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 저부터 준법을 거듭 다짐하겠습니다.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저와 관련한 재판이 끝나더라도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입니다. 그 활동이 중단 없이 이뤄지도록 하겠습니다.
삼성의 오늘은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불가능해 보였던 일입니다. 임직원 모두의 헌신이 있었고 많은 국민들의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최근에 걸친 위기상황에서 저는 진정한 국격이 무엇인지 절실히 느꼈습니다.
목숨을 걸고 진료에 나선 의료진, 자원봉사자들, 많은 시민들, 이런 분들을 보면서 많이 느꼈습니다. 또 기업인으로서 많은 것을 돌아보게 되었고 제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