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 중 의료인력도 포함돼 의료기관 내 감염, 2차 감염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나온다.
지난 8일 이태원 주점을 다녀온 성남시의료원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간호사는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이태원 주점에 사흘이나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간호사와 함께 사는 형과 어머니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시의료원은 용역·파견직원을 포함한 전체 직원 68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시행했다. 다행히 의료원 내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은 없었다. 이들 가운데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된 124명은 자가격리 중이다. 의료원은 수술실을 제외한 외래와 입원, 응급실 운영은 계속하기로 했다.
약국에서 실습하던 약대생도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수도권 대형약국에서 실습을 받던 약대생은 지난 5일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뒤, 이튿날부터 약국에서 사흘 연속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부터 11일까지 휴일로 약국에 나오지 않다가 11일 자진해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오전 약국에 이 사실을 알리자, 해당 약국은 12일부터 폐쇄하고 휴업에 들어갔다. 약국 전 직원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약국계 관계자는 “약국 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감염의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약국에서 감염이 전혀 없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접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했겠지만, 2차, 3차 감염자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북 김제 지역에서 근무하는 공중보건의도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 공보의는 지난달 19일까지 대구지역에서 방역업무를 마치고 자가격리가 해제된 이달 5일 친구들과 함께 이태원에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상은 없었지만, 이태원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고, 12일 최종 확진 판정받았다. 이 공보의는 이태원에 다녀온 뒤 4일간 30명 정도의 환자를 진료했기에 추가전파 가능성이 있다.
관련해 김형갑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은 “증상이 없었지만, 만에 하나 감염됐을까봐 검사를 받았는데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안다”며 “감염병을 가장 잘 아는 의료진이라 감염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잠깐의 방심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본다. 진료 과정에서 감염의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의료기관 내에서 마스크를 끼고 진료하기 때문에 전파 우려는 크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감염병을 피해야 하는데 감염병을 찾아가야 하는 의료진의 숙명으로 대다수 공보의가 항상 불안감 속에 가족도 만나지 않고 따로 산다”며 “의료진과 같이 이슈가 되는 직군의 확진 판정에 대해서는 매번 공개된다. 정부 동선공개 지침에 개인이 특정되지 않도록 하라고 했는데 아쉽다. 공개하지 말라는 의도가 아니라 많은 의료진의 희생과 헌신이 물거품이 될까 두렵다. 지금까지 국민·공무원·의료진 모두가 잘해왔기에 안타까운 마음은 이해가 된다. 감염병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마음이 아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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