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금융위원회가 오는 6월부터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회사채 매입 조건을 신용등급 ‘AA- 이상’에서 ‘A+ 이상’으로 확대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캐피탈사들은 경색됐던 회사채 발행시장이 활성화 되길 기대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얼어붙었던 회사채 발행 시장이 지난달부터 업계 순위권 캐피탈사들을 중심으로 잇달아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회사채 시장 안정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금융위의 이번 결정은 신용등급 A+~A- 캐피탈사들에게 채안펀드에 대한 추가적인 선택권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등급 A+ 이하 캐피탈사들도 금융위의 이번 조치를 통해 회사채 발행에 여유가 생겼다는 분위기다. 채안펀드가 처음 조성됐던 지난 3월과 4월에 비해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불안정성이 어느정도 해소된데 이어 채안펀드 범위까지 확대되며 안정성이 한층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P-CBO 편입대상에서도 제외된 A- 이하 캐피탈사들은 여전히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BBB등급 이하 캐피탈사들은 지난해부터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회사채 발행에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며 자금공급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보니 채안펀드 및 P-CBO 지원에 큰 기대를 걸었지만, 끝내 수혜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중소형 캐피탈사 관계자는 “당초 채안펀드 대상에서 제외됐던 아주캐피탈과 효성캐피탈은 이미 민평금리보다 낮게 회사채 발행에 성공한 상황에서 채안펀드 및 P-CBO 범위 확대가 얼마나 큰 효과를 가져올지는 모르겠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지원 펀드들이 실질적으로 회사채 시장을 지원하려면 조금 더 유연하게 범위를 늘리는게 좋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다만 이번 금융당국의 지원 확대로 회사채 시장이 좀 더 안정화될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가 커진 만큼, 일단은 지켜보고 회사채 발행 유무를 정할 듯 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열고 오는 6월부터 ‘폴른 엔젤 기업’들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채권시장 안정펀드의 매입대상에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폴른 엔젤 기업이란 채안펀드 가동일 이전 신용등급이 ‘AA-’ 이상이었지만, 이후 ‘A+’로 등급이 하향 조정된 기업들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채권시장안정펀드의 매입대상을 ‘AA- 등급’ 이상에서 다음달 1일부터 ‘A+ 등급’ 이상으로 확대하고, 코로나19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도 6월말부터는 ‘A- 등급’ 이상 여전채가 편입대상에 포함된다.
이번 금융위의 결정은 채안펀드 조성 초기 매입 조건이 까다로워 채안펀드를 통한 회사채 발행에 진척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AA- 등급 이상 여전사들은 굳이 채안펀드를 통하지 않더라도 시장에서 자체적으로 발행할 수 있는데다가,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더라도 지주사를 통한 자금을 공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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