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원 구성 두고 여·여, 극한대립

21대 국회 원 구성 두고 여·여, 극한대립

민주, “18개 상임위원장 다 갖겠다” vs 통합, “자중과 자애 갖고 관례대로”

기사승인 2020-05-27 16:00:01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21대 국회가 개원을 이틀 앞두고 협치에 기반한 ‘일하는 국회’가 될지, 독주와 충돌로 점철된 ‘동식물 국회’가 될지 기로에 섰다. 21대 국회를 구성하는 18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직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를 두고 여·야간 신경전이 점점 거칠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당선인 워크숍을 진행 중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워크숍에 앞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상임위원장 전석을 확보해야한다는 의견에 힘을 실었다. 국민이 과반을 훌쩍 넘는 의석을 만들어준 뜻을 책임 있게 이행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란 의도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최고위를 마치고 나와 “지금 (민주당의 의석수는) 절대적 또는 안정적 다수”라며 “절대 과반 정당인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전석을 갖고 책임 있게 운영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리에 맞는 것”이라고 했다.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국민이 바라는 적극적으로 신속한 정책수립과 이행을 위해서는 의사결정구조 또한 그에 맞춰야한다는 주장이다.

이어 “13대 국회 이후 여야 간 의석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 자리를 나눠 갖는 게 관행화됐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상임위에서 어떠한 결정도 내려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였다”며 “(하지만) 그건 결국 그동안 발목잡기와 동물국회 또는 식물국회 등 그릇된 관행을 뿌리 뽑지 못하는, 혁파하지 못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당위성을 설파했다.

앞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 또한 워크숍 인사말에서 “국회가 빨리 구성돼야 하는데 통합당 쪽에서는 원구성에는 관심 없고 상임위원회를 몇 개 먹느냐 이런 잿밥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종래 관행을 가지고 자꾸 21대 국회의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며 당내 주장에 힘을 보태면서도 상임위원장직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는 통합당을 향한 경고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 같은 민주당의 강경대응에 미래통합당이 꿈틀했다. 배현진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 최고위에서의 발언이 알려진 직후 “원구성에 대한 여당 지도부의 도발적인 발언들에 국회가 술렁인다. ‘협상의 전략’인지 은연 중 터져 나온 ‘오만의 발로’인지 알 수 없으나 국민이 매서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날선 논평을 내놨다.

이어 “원구성은 21대 국회 첫 단추다. ‘일하는 국회’를 표방한 여당과 ‘협치’를 선언한 야당의 진정성을 국민 앞에 펼치는 첫 무대”라며 “177석 거대여당의 인해전술 의회독주가 아닌 건전하고 상식적인 의회 협치를 국민들께 선을 보일 수 있도록 여당 지도부에 재차 당부한다. 자중과 자애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도 이날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을 면담한 뒤 “국회를 없애라고 하라”며 “여당이냐 야당이냐 보다 중요한 게 헌법상 삼권분립이다. 행정부를 견제하는데 이러면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거대여당인 민주당의 압박에 관례와 배려를 무기로 대항하는 통합당의 의도가 관철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회법에 따라 상임위원장 선임의 건이 본회의 표결에 붙여질 경우 절대적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전석을 확보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법안처리의 ‘마지막 관문’이라고 불리는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심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일하는 국회법’ 통과를 위한 협상카드로 원 구성에 대한 강경입장을 피력하는 것이 아니냐는 풀이를 내놓고 있다. 이에 ‘협치’와 ‘충돌’ 사이에서 통합당의 다음 선택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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