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38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경기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 참사와 관련 유가족들이 정부에 조속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책 수립을 촉구했다.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중대재해 유가족 일동은 29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이천 화재 책임자 한익스프레스 처벌 촉구 및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유족들은 사망한 38명의 영정을 각각 품에 안은 채 모습을 드러냈다. 

화재현장에서 가까스로 생존한 민경원씨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했다. 그는 이날 화재로 인해 목숨을 잃은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일부 유가족은 낭독을 들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유가족 대표인 박종필씨는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어디에서 불이 시작됐는지가 아니다”라며 “왜 이번에도 과거와 똑같은 화재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는지, 왜 노동자가 똑같은 참사를 당했는지를 알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불은 날 수 있다. 그런데 왜 대피를 하지 못했는지 알고 싶다”며 “그 원인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춰 법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사고는 언제든 반복되고 재발할 수 있음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족은 발주처인 한익스프레스가 사고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유가족은 “중대재해 책임자인 발주처 한익스프레스는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며 물러나 있다. 감리업체는 노동자들의 안전에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 하청업체들은 자신은 책임이 없다며 심지어 피해자라고 한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한익스프레스 본사와 이천 모가면 물류창고 화재현장 앞에서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 촉구 목소리를 이어갈 방침이다. 

지난달 29일 오후 1시32분 이천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근로자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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