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흑인 사망 폭동 속, 한인상가 피해 속출…

美 흑인 사망 폭동 속, 한인상가 피해 속출…

美 흑인 사망 폭동 속, 한인상가 피해 속출…

기사승인 2020-06-03 18:45:41

-밤새도록 미국 대도시 약탈·방화 이어져

-뉴욕 시 Bronx지역 한인 운영 대형 Nike 전문 매장 쑥대밭

-메이시스 백화점 등 10여 곳 털려무정부상태

-뉴욕 시, 77년 만의 최장 야간 통금령’ 시행

[서울·뉴욕=쿠키뉴스] 곽경근 대기자 · 신승룡 통신원=“not justice(이건 불법입니다)”

뉴욕 시 Bronx지역 중심가에서 Nike 전문 매장(ACELO)을 운영하고 있는 김명식(68) 사장은 2일 밤(현지 시간) 한 순간에 들이닥친 수백 명의 약탈범들이 매장을 쑥대밭을 만들며 명품 신발 등 진열된 상품들을 닥치는 대로 집어갔다.

김 사장과 직원들은 이들에게 제발 진정하라며 큰소리고 외치고 말렸다. 수없이 알람이 울리고 911에 안타깝게 “please polis”를 외쳤지만 경찰은 바로 오지 않았다.

김 사장은 미국에 이민온 지 20 여년 만에 알뜰살뜰 모은 돈으로 일 년전 이곳 뉴욕의 중심가에 대형 신발 매장을 오픈한 것인데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었다. 김 사장은 눈앞에서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을 보았다. 이백만불 정도 손해를 보았다그래도 위기순간에 직원과 아내가 침착하게 대처해 인명피해가 없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뉴욕 시는 맨해튼(Manhattan), 브롱스(Bronx), 퀸즈(Queens), 브루클린(Brooklyn), 스태튼(Staten), 아일랜드(Island) 등 총 5개 구역(Borough)로 나누어져 있다.

소요 사태는 지난 달 30일 브루클린에서 시작하여 맨하튼으로 번졌고 약탈범들은 맨하튼의 소호 지역을 약탈 했다. 531에는 Flushing, Queens 지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여졌고 약탈범들은 맨해튼 한인타운 인근의 대형 백화점인 메이시(Macy's)를 비롯해 5번가에 위치한 루비통, 구찌, 코치 등 명품가게의 문을 부수고 난입해 닥치는대로 물건을 훔쳤다.

61일에는 브롱스 지역에서 대규모 소요 사태 발생하여 역시 인근 상점들을 습격해 약탈을 이어갔다.

뉴욕 시는 전날 밤 경찰 병력을 기존 4천명에서 약 8천명으로 두 배 가량 증원했지만 통행금지 시작 시간인 밤 11시 이후에도 시위는 계속됐고, 약탈을 막지 못했다.

62일에도 Bayside, Queens 지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며 시위와 약탈 등 소요사태가 진정되지 않자 뉴욕 시는 62일부터 통금을 저녁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연장해 실시 중이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평화로운 도시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뉴욕 시에 대한 야간 통금을 이번 주 말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미 미국은 40개 이상의 도시가 야간 통금을 도입한 상태다.

신승룡 뉴욕 통신원에 따르면 시카고에서 옷가게를 하는 동료도 집에서 CCTV로 자신의 입주해 있는 상가 건물이 화재로 전소되고 약탈범들이 상가로 진입하는 모습을 무력하게 지켜 볼 수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뉴욕 주 외에도 2(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교민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50개 안팎의 현지 한인 점포가 항의 시위대의 약탈 공격을 받았다. 대략 30곳의 뷰티 서플라이(미용용품) 상점과 휴대전화 점포, 약국 등이 피해를 입었는데 특히 흑인 상대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상권에서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필라델피아의 흑인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백인과 히스패닉 등 인종에 상관없이 폭력적인 약탈에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펜실베이니아 주는 지난 주말 시위가 격화되었다가 방위군이 배치되면서 폭력 수위는 다소 진정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주방위군이 다운타운에 집중 배치되다 보니 도심권에서 떨어진 한인 상권은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인 소유의 한 대형 상가는 지난 1일 밤, 두 세 차례에 걸쳐 사람들이 난입해 상품들을 모두 약탈해 갔지만 경찰은 수차례 신고에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인 교포는 전했다.

나상규 펜실베이니아 뷰티 서플라이 협회장은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떼로 몰려다니면서 털고 있는데, 심야 통행금지는 사실 무의미하다현재 우리는 그냥 앉아서 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LA 한인타운에는 주방위군이 전격 투입된 상태다. 주 방위군 병력은 2일 오후 웨스트 올림픽대로에 위치한 한인 쇼핑몰 갤러리아를 비롯해 34곳에 배치돼 삼엄한 경계에 들어갔다.

신승룡 통신원은 자신도 겁이나 가족과 함께 집에 머무르면서 주로 TV로 소식을 접한다면서 미국은 아직도 코로나19가 수그러 들지 않았다수많은 시위대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고 밀착해 시위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언제인가 시위는 잠잠해지겠지만 이후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에서 창궐할 것 같아 그것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kkkwak7@kukinews.com/ /사진=쿠키뉴스 뉴욕 신승룡 통신원 제공

곽경근 기자
kkkwak7@kukinews.com
곽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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