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월급 1300만원에 호화 사무실 이전?…대조1구역 재개발 파열음

조합장 월급 1300만원에 호화 사무실 이전?…대조1구역 재개발 파열음

“현 조합장·임원진 전횡 심각”VS “총회 의결 거친 사안...집행부 흠집 내려”

기사승인 2020-06-09 05:00:00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은평 대조1구역 재개발 사업을 두고 조합 내 파열음이 나고 있다. 일부 조합원은 현 조합장 및 임원진들의 전횡이 심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조합장 측은 모든 건 총회 의결을 통해 결정된 만큼 절차대로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대조1구역 조합장의 월 평균 급여(상여금 연 800% 포함)는 1317만원 수준이다. 이는 2019년 월 평균 급여 800만원(연봉 5760만원, 상여금 3840만원, 총 9600만원) 보다 65%, 2018년 595만원(급여 5040만원, 상여금 2100만원, 총 7140만원)보다 121% 인상된 금액이다.

조합장의 월급 인상은 지난 1월 17일 정기총회에서 ‘제8호 2020년 정비사업비 예산안 의결의 건’으로 통과됐다. 한 조합원은 “급여인상 안건을 단독 안건이 아닌 예산안 항목 중 인건비 항목으로 끼워 넣어 날치기로 통과시켰다”며 “대다수 조합원은 조합장의 월급인상인줄도 모른 채 2020년 예산안에 찬성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조합장은 총회 의결을 거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조합장은 “이미 지난해 총회에서 의결된 상황”이라며 “급여도 조합 예산에서 나오는 만큼, 조합원들이 허락한 부분에 한해서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5월 28일 가장 최근 총회 당시에도 급여 인상에 대한 한 조합원의 질문에 조합장은 “조합장 월급은 조합원들이 결정해 주면 된다. 능력 없으니까 받지 말라면 안 받겠다”며 “그렇지만 일하고 받는다는 데야, 열심히 일해서 몇 백억을 조합원들한테 이익을 가져왔다”고 항변했다.

이어 “시공사나 업체들이 몇 억씩, 몇 십억씩 올라가는 것은 따지는 사람 한 명 없고 조합장 월급 100만원, 200만원 올라가면 총회가 뒤집어 진다”며 “이게 말이 되냐. 열심히 해서 더 주지는 못할망정 열심히 했으니까 그 정도면 됐다는 사람 없다. 집행부 흠집 내려고 하는 사람들 누구 뒤에 사주 받고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조합 내부는 조합장이 일을 잘하고 있는지도 의아하다는 입장이다.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뿐더러, 지난해 조합 결손금이 3조를 넘었기 때문이다. 감사는 조합정관에 의해 부여받은 직책으로, 조합의 재산관리 또는 조합의 업무집행이 공정하지 못하거나 부정이 있는지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또다른 조합원은 “조합의 감사는 2명으로 각 37년생, 40년생이다. 나이가 많아도 업무를 잘 수행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지난 5월 ‘2019년 결산승인 의결의 건’ 내용 중 결손금이 3조로 터무니없는 금액이 기재되어 있음에도 감사보고서에 날인 하는 등 감사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호화 사무실 이전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대조1구역 조합 사무실은 지난 3월 불광역 역세권 신축 빌딩으로 이전했다. 조합원은 “기존사무실 보증금은 5000만원이었으나 5억으로 증가했다”며 “또 신축빌딩임에도 불구하고 입주 시 리모델링 5000만원을 사용했다”고 꼬집었다.

조합장 측은 말도 안 된다는 설명이다. 조합장은 “총 사업비가 1조인데 결손금이 3조가 되는 건 말도 안된다”며 “또한 회계 법인이 있는 만큼 결손금이 많이 나올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조1구역 재개발 사업이 시작된 건 지난 2003년도부터다. 그동안 지지부진하다가 최근 4년 전부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원주민은 사업 진행에 별다른 말이 없는데, 이주해온 사람들이 기존 조합이 잘못됐다고 흠을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합장 측은 보증금은 이전 사무실보다 늘었지만 월세가 줄었다고 답했다. 조합장은 “지난 사무실에 비해 공간은 80평대에서 60평으로 더욱 좁아졌다. 난방비도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지하철역 근처로 접근성이 좋은 데로 이전하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이전하게 됐다”며 “보증금은 조합원의 말대로 커졌지만 월세는 오히려 줄었다”고 말했다.

한편 대조1구역 재개발 사업은 대조1구역 재개발사업은 은평구 대조동 88, 89번지 일대 11만1665.3㎡를 대상으로 한다. 이곳에 건폐율 24.86%, 용적률 243.78%를 적용한 지하 4층~지상 25층 아파트 28개동 2451가구가 신축될 예정이다. 시공사는 현대건설이다.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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