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시장 공략 나선 한화·효성 “수소경제가 미래 먹거리”

수소 시장 공략 나선 한화·효성 “수소경제가 미래 먹거리”

액화 수소공장부터 ‘수소 트럭’까지…국내 ‘수소경제’ 선도 나선다

기사승인 2020-06-10 02:00:00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전 세계적으로 수소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수소 관련 미래먹거리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미국 수소 트럭 업체인 니콜라의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수소 사업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앞서 2018년 니콜라에 총 1억 달러를 선제 투자한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상장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은 니콜라 수소 트럭 사업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니콜라는 앞서 상장 첫날인 이달 4일(현지시각)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33.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기업 가치는 122억달러를 기록했다. 회사는 앞서 지난 2일 주주총회에서 운송‧에너지 분야 투자기업인 나스닥 상장사 벡토IQ와 합병안을 승인받았다.

니콜라가 나스닥에 입성하면서,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보유한 니콜라 지분 가치는 7억5000만 달러로 늘어났다. 두 회사는 2018년 11월 약 5000만 달러씩, 총 1억 달러를 선제적으로 투자해 합병법인 지분 6.13%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 투자에 나선 지 1년 6개월만에 보유 지분 가치가 7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한화가 니콜라와 인연을 처음 맺게 된 건 2018년도다. 미국 유망 벤처기업 발굴을 담당하는 현지 벤처 투자 전담 조직이 니콜라 투자 필요성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계열사 간 논의를 거쳐 북미 지역에서 신재생 에너지 사업 확장을 고민하던 한화에너지와 해외에서 친환경 융복합 사업 신규 진출을 추진하던 한화종합화학이 니콜라에 공동 투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여러 계열사 중에 두 계열사의 장기 성장 방향성이 니콜라의 사업 모델과 부합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게 한화 측 설명이다.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는 니콜라 상장을 계기로 미국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현재 한화에너지는 니콜라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우선적으로 공급할 권한을 갖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수소 충전소 운영권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한화큐셀은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모듈을 공급할 수 있다.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은 수소 충전소용 탱크나 트럭용 수소 탱크를 공급할 기회를 얻게 될 전망이다. 또한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은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을 자체 개발 중이다.

한화 관계자는 “그룹 계열사의 보유 역량 극대화를 통해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기후 변화 적극 대응을 위해 태양광은 물론 수소까지 아우르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본사를 둔 니콜라는 한화와 CNH 인더스트리얼(이베코 트럭 제조사) 등으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아 수소 1회 충전으로 1200마일(약 1920km)을 갈 수 있는 수소 트럭(FCEV)과 유럽을 겨냥한 전기 배터리 트럭(BEV) 등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피닉스 인근인 쿨리지에 최첨단 제조 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부터는 전기 배터리 자동차 판매를 통해 미국‧유럽 트럭 시장에 진출한 뒤, 이르면 2023년 수소 트럭을 양산할 계획이다. 또한 수소 충전소 조성을 통한 수소 기반 물류 사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효성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 수소 공장 설립에 나섰다.

효성은 산업용 가스 전문 세계적 화학기업인 린데 그룹과 함께 오는 2022년까지 총 3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 운송 및 충전시설 설치와 운영을 망라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28일 서울 마포 본사에서 조현준 효성 회장과 성백석 린데코리아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효성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울산 용연공장 내 부지 약 1만여평에 액화수소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연산 1만3000톤 규모(승용차 10만대 사용 가능 물량)로 단일설비로는 세계 최대규모다. 이를 위해 연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내년 1분기에 공장 착공에 들어가 2022년 완공할 계획이다.

신설 공장에는 효성화학 용연공장에서 생산되는 부생 수소에 린데의 수소 액화 기술과 설비를 적용해 액화 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수소 액화 기술은 고압의 기체 상태인 수소를 액화시키는 것으로 린데는 최고 수준의 액화수소 생산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생산된 액화수소는 차량용은 물론 드론, 선박, 지게차 등의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에서 쓸 수 있어 연관 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양사는 공장 완공 시점에 맞춰 액화 수소 충전인프라도 구축할 예정이다. 액화수소 공급을 위해 전국 주요 거점지역에 120여개의 수소충전소를 구축(신설 50곳, 액화수소 충전설비 확충 70곳)하는 등 수소 공급을 위한 협력적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효성중공업은 이와 관련해 지난 2000년부터 CNG 충전 시스템 사업에 진출했으며 2008년부터는 수소 충전소 보급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전국 15곳에 수소충전소를 건립하는 등 국내 수소충전소 시장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조현준 회장은 “수소는 기존 탄소 중심의 경제구조를 바꿀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로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효성이 추진하는 액화 수소 사업의 핵심은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번 투자가 향후 국내 수소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GS칼텍스는 최근 서울 강동구에 수소충전소 영업을 개시하면서 서울과 수도권에 처음으로 상업용 ‘융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을 선보이며 수소경제 활성화 마중물 역할에 나섰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0월 100kw급 전기차 급속 충전기 설치에 이어 이번에 수소충전소를 오픈함으로써 ‘휘발유·경유·LPG·전기’와 ‘수소’까지 공급 가능한 약 1000평 규모의 융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을 완성했다.

영업을 개시한 ‘H 강동 수소충전소ㅣGS칼텍스’는 서울시내 민간부지에 처음 설치되는 수소충전소다. 정부의 ‘수소 경제 활성화’ 정책에 부응하고자 GS칼텍스가 직접 운영하는 상업용 수소충전소다.

수소를 외부로부터 공급받는 방식으로 충전소에서 수소를 직접 생산하는 설비보다 안전한 것이 특징이다. 충전소는 하루 약 70대의 수소전기차 완충이 가능하다.

길이 100m가 넘는 초대형 융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에는 세차기 2대와 차량 내부 청소를 위한 셀프서비스 코너가 다수 설비됐다.

향후 친환경차 고객에 특화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울 동부권과 수도권 지역 고객들의 접근성과 편익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 관계자는 “모빌리티 변화에 맞춰 전기,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수소는 지역적 편중이 없는 보편적 자원이며, 화학적으로는 탄화수소 연소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 문제로부터도 자유롭다”며 “강화되는 세계적 환경규제로 수소경제는 예상보다 빠르게 구체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 연구원은 “에너지 부문에서는 재생에너지와의 시너지가 부각될 것”이라며 “분산형 전원의 핵심으로 수소가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완성차 분야에서도 FCEV는 현재 고성장하고 있는 BEV와 역할을 분담하며 공존(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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