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북한이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이와 관련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은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신한용 전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16일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라면서도 “현실화 된 것에 대해 처참함을 금할 수가 없다. 연락사무소 폭파는 남북관계 단절을 뜻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강하게 반발하며 개성공단 철거와 연락사무소 폐쇄, 남북 군사합의 파기 등을 거론했다.
신 전 회장은 개성공단 설비 철거에 대해서도 “긴장상태를 유지하면서 압박 수단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야기했다.
정부가 남북대화 재개를 위해 실질적인 ‘당근’을 내놔야 한다는 언급도 있었다. 신 전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6·15 공동선언 관련 성명을 내놨지만 추상적인 이야기뿐이었다”며 “북한에서 실질적으로 관심을 가질만한 처방이 필요하다. 북한은 과거 개성공단의 문이 활짝 열려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등 북한이 원하는 것부터 시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개성공단 기업인 A씨는 “할 말이 없다”며 “지난 2003년부터 개성공단에서 일해왔지만 북한이 이렇게 강하게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뉴스로 폭파 소식을 듣고 있는데 너무 속상하다”며 “돌아오지 못할 다리는 건너는 것만 같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2016년 2월10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 등을 이유로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북한 역시 공단을 폐쇄, 한국 측 인원을 모두 추방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며 공단 재개가 예상됐다. 개성공단 기업의 방북을 수차례 거절해오던 정부는 지난해 5월 방북을 첫 승인했다. 그러나 북한 측에서 이에 응하지 않았다.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