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가 올해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야당이 다수인 국회를 장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친(親)마두로 성향의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주요 야당인 민주행동당과 정의우선운동의 지도부 기능을 잇달아 중단시키고, 새 임시 지도부를 임명했다고 연합뉴스가 인용 보도했다.
대법원은 “필요한 구조조정 과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는데 두 당의 새 지도부로 임명한 이들은 부패 스캔들 등에 휘말리며 이들 정당에서 과거 축출된 인물이다.
로이터는 이들이 마두로 정당인 여당 사회당의 숨은 협력자로 의심되는 인물들이라고 전했다. 야당 두 곳이 사실상 마두로 측 인사들의 품으로 들어간 셈이다.
민주행동당의 당수인 헨리 라모스 알룹은 마두로 정권이 당을 가로채려 한다고 비난하며, 판결에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에선 올해 안에 국회 선거가 치러질 예정인데 선거를 앞둔 이들 정당의 혼란은 불가피해졌다. 5년 전 선거에서 야당 다수가 된 국회는 베네수엘라에서 유일하게 마두로 정권이 장악하지 못한 기관이었다.
마두로 대통령은 올해 초 야당의 국회 출입을 막고 날치기로 의장을 선출하려 하는 등 호시탐탐 국회 장악을 시도해왔다. 그는 이날 국영 TV 연설에서 “야당이 국회를 망가뜨렸다”며 “때가 왔다. 국민의 표로 그들을 국회에서 몰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지난주엔 국회가 구성해야 할 새 선거위원회를 자체적으로 구성하기도 했다. ‘임시 대통령’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 등 야권은 이 선거위원회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맞섰다.
미국 국무부도 성명을 내고 이를 ‘불법’이라고 규정하며 “정권과 대법원의 이 같은 행동은 베네수엘라를 민주적 정권 이양에서 더 멀어지게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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