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볼턴 “트럼프, 시진핑에 재선 도와달라 간청… 개인 이익 우선시”

美 볼턴 “트럼프, 시진핑에 재선 도와달라 간청… 개인 이익 우선시”

기사승인 2020-06-18 11:05:52

[쿠키뉴스] 조현지 인턴 기자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일부가 공개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자신의 재선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는 폭로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 주요 언론은 23일 출간예정인 볼턴 전 보좌관의 저서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의 일부를 발췌해 소개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발췌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에 미 농산물 수입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이는 트럼프가 재선에서 농민 표심을 얻기 위해 시 주석에게 노골적인 지원을 요구한 것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당시 두 정상 간 막후 대화를 언급하면서 “트럼프가 놀랍게도 이야기를 미국의 차기 대선으로 돌렸다”며 “시 주석에게 자신이 (대선에서) 이기게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하며 중국의 대두와 밀 수입 증대가 선거 결과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후 시 주석이 농산물 문제를 우선 순위에 두고 협상을 재개하는 데 동의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라며 극찬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대화를 가리켜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의 중요 결정에 개인의 이익을 위한 계산이 포함됐다고 지적하며 “트럼프의 정치적 이익이 포함되지 않은 사항을 찾는게 더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2018년 12월 아르헨티나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는 농업 지역을 돕기 위해 단지 중국의 농산물 구매 확대만을 요구했다. 만약 그렇게 합의됐다면 미국의 모든 (대중)관세는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사례들을 근거로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당시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집착하지 않고 트럼프 외교정책 전반을 체계적으로 조사했다면 탄핵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지에 대한 폭로도 있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처럼 보였고 ‘핀란드는 러시아의 일부인가’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볼턴 전 보좌관의 폭로성 도서 출간에 관심이 모이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볼턴이 뒤늦은 책장사 나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국면에서 그에게 타격을 주는 증언을 할 수 있었는데 이를 외면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트위터에서는 ‘보이콧 볼턴(#BoycottBolton)’이라는 해시태그가 담긴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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