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지만 괜찮아’ 이 드라마 괜찮아 [볼까말까]

‘사이코지만 괜찮아’ 이 드라마 괜찮아 [볼까말까]

‘사이코지만 괜찮아’ 이 드라마 괜찮아

기사승인 2020-06-21 07:01:00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화려함 뒤에 상처, 웃음 속에 우울을 숨긴 두 사람이 만났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동화작가와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병동 보호사의 로맨스는 어떤 모양일까. 두 사람, 정말 괜찮은 관계인 걸까. 지난 20일 방송한 tvN 새 금토극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이 같은 호기심을 자극하며 출발했다.

첫 회는 유명 동화작가 고문영(서예지)과 정신병동 보호사인 문강태(김수현)는 병원에서 일어난 사건 때문에 우연히 얽히는 모습을 그렸다. 동화낭독회를 위해 대학병원을 방문한 고문영은 정신병동에서 나온 환자와 싸우다가, 이를 말리는 문강태의 손에 상처를 낸다. 출판사에서 다시 마주친 두 사람은 서로에게 관심을 보인다. 

드라마의 소재와 주제에 어울리는 다양한 연출 시도가 돋보였다. 환상동화풍의 애니메이션으로 막을 연 드라마는 극 중 고문영이 집필한 동화 ‘악몽을 먹고 자란 소년’을 곳곳에 차용해 인물들을 소개하고, 메시지를 전했다. 본 방송 후 에필로그에서 첫 회에 등장했던 동화의 내용을 애니메이션으로 그려내며 서사를 상징적으로 정리하기도 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배우 김수현이 5년 만에 출연하는 드라마다. 군 제대 이후 첫 작품으로 이 드라마를 선택한 그는 형을 헌신적으로 돌보며 쉽지 않은 인생을 사는 문강태 역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배우 서예지는 현실과 동떨어진 화려한 의상과 의중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반사회적 인격성향의 인기 아동문학 작가 고문영을 완성했다. 극 중 고문영은 공주가 아닌 ‘마녀’로 묘사되는 인물이다. 서예지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멋대로 행동하는 고문영을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동백꽃 필 무렵’ ‘스토브리그’에서 독특한 캐릭터를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오정세는 이번에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오정세가 연기하는 문상태는 자폐 스펙트럼 환자이며 문강태의 형이자, 고문영의 열혈팬이라는 설정이다. 오정세는 특유의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로 캐릭터를 구축했다.

밝기만한 로맨스 드라마는 아니다. 인물들은 저마다 상처와 아픔을 지닌 것으로 암시되고, 몇몇 장면은 잔혹동화 같은 분위기를 풍기기도한다. 다만 이 드라마는 제목처럼 ‘조금 이상해도 괜찮다’는 말을 건네기 위해 다양한 장치와 이야기를 준비한 듯 보인다. 이러한 장치를 적재적소에 사용해 인물의 변화와 로맨스를 설득력 있게 풀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 볼까

환상동화를 좋아하는 시청자에게 추천한다. 기묘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배우 김수현의 드라마를 기다렸던 시청자, 강렬한 캐릭터를 거침없이 연기하는 서예지를 보고 싶은 시청자에게도 권한다.

■ 말까

드라마에 동화적 묘사나 애니메이션이 등장하면 몰입하지 못하는 시청자에겐 추천하지 않는다. 어찌 됐건 드라마 주인공이 선하고 정의롭게 묘사되는 것을 선호하는 시청자에게도 권하지 않는다.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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