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나 전기차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한다. 지난달 삼성SDI 천안공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데 이어 조만간 최태원 SK 회장과도 만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한 정 수석부회장의 광폭 행보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22일 현대차그룹과 LG그룹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과 구 회장은 이날 오전 LG화학 오창공장을 방문해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오찬을 함께 했다. 이들은 전기차 배터리 개발 현장을 둘러보고 미래 배터리에 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LG화학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장수명(Long-Life)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의 기술과 개발 방향성을 공유했다. 양 그룹 경영진은 미래 배터리 관심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LG화학은 이미 전기차 협력관계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가 생산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카와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에 LG화학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다. 오는 2022년 양산 예정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의 2차 배터리 공급사로 LG화학을 선정한 바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회장의 공식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부회장은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고, 구 회장도 총수에 오른 지 채 2년이 되지 않았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에 앞서 이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배터리 계열사인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만났다. 이 뿐만 아니라 조만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주로 기아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타 업종 업체와의 협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정 부석부회장은 지난 2018년 9월 수석부회장 승진을 통해 그룹 경영에 본격 뛰어들었다. 이후 부회장단을 대폭으로 줄이며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작년 주총에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맡으며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올해는 부친인 정몽구 회장에 이어 현대자동차 이사회 의장직을 맡아 사실상 현대차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고 성능의 전기차에 필요한 최적화된 배터리 성능 구현을 위해 연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이번 방문은 향후 전기차 전용 모델에 탑재될 차세대 고성능 배터리 개발 현황을 살펴보고, 미래 배터리에 대한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기 위한 차원이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2011년 첫 순수 전기차를 선보인 이래 현재까지 국내외 누적 27만여대 판매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전문 매체인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 총 2만4116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해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3만9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이며, 이 중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56만대를 판매해 수소전기차 포함 세계 3위권 업체로 올라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아차는 글로벌 전기차 점유율을 지난해 2.1%에서 2025년 6.6%까지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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