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의 경제톡톡] 코로나로 촉발되는 세계화 붕괴 ‘코로나 경제학’ 이야기

[금진호의 경제톡톡] 코로나로 촉발되는 세계화 붕괴 ‘코로나 경제학’ 이야기

기사승인 2020-06-29 10:30:30

중국으로 시작했던 코로나19의 문제가 반년도 되지 않아 전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많은 사람은 코로나가 경제에 미칠 영향이 치명적이며, 경제적 후유증을 남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고, 한 경제학자는 우리가 경험했던 경제적 자유가 '코로나 이전으로 절대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코로나 팬데믹(pandemic)이 그동안 누려왔던 세계화를 역으로 돌려놓고 있다. 세계화란 정치·경제·문화 등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국가 간 교류가 증대하여 개인과 사회가 하나의 세계 안에서 삶을 영위해 가는 사회적, 경제적 과정을 일컫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국경이 봉쇄되고 교역이 중단된 것이다. 런던 히드로 공항의 탑승객 수는 전년 대비 97%가 감소했고 6월에 태평양을 건널 예정이었던 컨테이너 화물의 24%는 운송이 취소됐다. 지금까지 규제 없는 이동과 자유로운 무역이 보장되던 세계화. 지구촌은 하나라는 구호 아래 활발히 누려왔던 자유로운 왕래는 이전으로 돌아가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관광산업으로 유지되던 이탈리아와 그리스는 입국을 허용한다지만 세계인들은 아직 경직되어 그 나라로의 여행은 생각도 않고 있다. 결국 코로나19는 무역과 여행을 정치적인 문제로 만들었고, 개별 국가들의 자급자족이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세계화에 잠재되어 있던 각 나라의 속성이 드러나고 있다. 자유로운 글로벌 무역 등을 즐기는 동안 부족했던 규범과 통제가 이번 코로나로 인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영국은 검역 규정을 놓고 다툼을 벌이고 있고, 중국은 호주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미국은 여전히 중국과 무역 전쟁을 향해가고 있다. 의료용, 보건용 보호 장비 수입을 위해 몸살을 앓고 있고, 다문화 노동자들 없이는 농업과 취약기반 산업의 운영이 불가능할 지경인 현실을 깨닫게 되었다. 각국 정부들은 유사한 건강 관련 규정이 있는 나라에만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경기 회복이라는 명분에 공급망을 본국으로 되돌리려는 시도도 가속화하고 있는데, 일본의 코로나19 경기 부양책에는 공장을 본국으로 돌리는 기업들에게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미국은 자국 내에 공장을 건설하라며 인텔을 압박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각 국가가 어쩔 수 없이 봉쇄됨에 따라 세계 경제와 세계 자유무역 시장의 문제에서 정부의 역할과 위기 대응 시스템이 중요해 졌다. 

실제로 정부의 개입과 조치에 따라 나라마다 겪는 위기의 정도도 매우 차이가 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우수한 방역과 의료체계로 대응을 잘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 반면, 세계 최고라는 미국이나 유럽의 나라들이 보건, 방역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지금도 우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드는 추세지만 전 세계적으론 일일 확진자 수가 18만 명을 넘는 등 최고의 통계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로 인해 앞으로는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보인다. 특히 보편적인 건강보험, 방역시스템, 강력한 산업 보호, 내수 경제체제의 보호가 강화될 것이며 이에 대한 국민의 요구 또한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 팬데믹의 위기로 세계화의 개방 무역 시스템은 너무나도 큰 타격을 입었다. 무역 개방을 지지하는 강력한 주장이 무시당하고 있는 이유다. 경제 붕괴에 따라 야기된 대규모 공급 충격이 봉쇄와 함께 급격히 회복되지 않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경제 논리다. 급격히 추진되던 세계화의 퇴보, 정부 역할의 확대는 자연스럽게 경제 성장률을 둔화시킬 것이다.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예상하고 준비해야 하는지를 각자의 자리에서 대비해 보자.

금진호(목원대학교 겸임교수 /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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