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의 맏형 넥슨은 연초부터 체질개선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만 '삼국지조조전 온라인' 등 7개의 모바일게임 서비스를 종료한 대신 '카트라이더', '바람의 나라' 등 자사의 장수 IP(지식재산권)를 리메이크한 신작을 선보인다는 전략을 취했다.
결과적으로 자사의 대표 IP를 활용한 것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지난 5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등 양대 마켓에서 출시 후 지금까지 매출 상위 10위권을 수성중이다.
하반기에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바람의 나라:연'을 출시한다. 두 신작의 흥행 여부가 하반기 성적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근본' 넘치는 자체 IP를 앞세운 넥슨이 하반기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주목받고 있다.
▶ 매각 이슈 종결 후 내부정비… 허민 대표와 합작법인 설립
지난해 넥슨은 매우 불안정한 시기를 보냈다. 매각 실패에 이어 프로젝트 중단, 지스타 참가 취소 등 다양한 이슈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매각이 무산된 이후 넥슨은 PC 온라인과 모바일 사업본부를 통합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 개발 중인 게임 프로젝트 등도 잇따라 중단했다.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흉흉한 설도 돌았다.
하지만 지난 3월 사측이 사내 스트리밍을 통해 매각 상황이 종료 선언과 동시에 게임 프로젝트가 중단됐을 때 개발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안정세를 되찾았다. 사내 스트리밍에는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를 비롯해 이정헌 넥슨 코리아 대표, 강대현 부사장, 김대훤 부사장 등 주요 임원진이 대거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불안요소가 해결되자 부정적인 평가도 긍정적으로 변했다. 지난 5월 넥슨은 한국 게임사 최초로 기업가치 20조원을 넘어섰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시가총액 1조9000억엔(21조8000억원)을 기록하면서다. 국내에 상장된 기업과 비교할 때 시총 10위 현대자동차(19조7216억원)와 9위 삼성SDI(20조8013억원)를 넘어서는 수치다.
집안 단속에 성공한 넥슨은 허민 사외 고문이 대표로 있는 원더홀딩스와 함께 새로운 게임개발사 2개를 합작법인(조인트 벤처) 형태로 설립한다. 합작법인의 초대 대표이사는 넥슨 데브캣 스튜디오 김동건 총괄 프로듀서와 카트라이더 개발조직 박훈 선임 디렉터로 각각 내정됐다. 허민 대표는 전체 프로젝트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게 됐다.
▶ '서브컬처'부터 레이싱·스포츠까지, 장르 다양화에 집중한 상반기
상반기 넥슨은 '카운터사이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피파 모바일' 등 3종의 신작을 공개했다. 세 게임의 장르는 각각 서브컬처 RPG, 레이싱, 스포츠로 MMORPG가 강세인 최근 모바일 시장에서는 비주류에 가깝다.
지난 2월 출시된 '카운터사이드'는 '클로저스' 개발자 류금태 대표를 주축으로 설립한 스튜디오비사이드의 모바일 서브컬처 RPG다. '카운터사이드'는 기본적으로 미소녀 캐릭터 수집형 게임이며, 전투는 2D 횡스크롤 맵 위에서 다양한 캐릭터들을 소환해 전략적으로 전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흥행적인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동안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장르의 게임이라는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5월 출시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상반기 넥슨 최고의 히트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신규 유저들의 유입을 이끈 동시에 원작의 향수를 모바일에서 완벽하게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누적 이용자 수 글로벌 1400만명을 돌파했다. 6일 기준 매출순위는 구글 플레이 7위, 앱 스토어 1위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성공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가장 결정적 요인으로 원작의 감성을 과하게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물리 엔진과 그래픽 등 기술적인 부분은 진일보했다는 점을 뽑았다. 또한 '카트라이더'를 PC로 경험해보지 않은 10대 유저들에게도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던 부분 역시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지난달 출시된 '피파 모바일'도 순항 중이다. 사전예약만 200만명을 넘긴 '피파 모바일'은 손흥민 선수를 메인 홍보모델로 앞세웠고, 모바일로 피파 시리즈의 경기를 즐길 수 있다는 것에서 주목받았다. '피파 모바일'은 수비보다 공격을 선호하는 이용자 취향에 맞춰 역습, 일대일 상황 등 공격만 즐길 수 있는 공격 모드, 자신이 원하는 선수를 기용하고 전략적인 포메이션을 설정해 플레이하는 시뮬레이션 리그 등을 지원한다. 이날 기준 '피파 모바일'의 매출순위는 현재 구글플레이 15위, 앱스토어 6위를 기록 중이다.
▶더 뜨거운 하반기…'바람의 나라:연'·'던파 모바일'로 3연타석 홈런 노린다
하반기 라인업도 화려하다. 우선 올해로 서비스 24주년을 맞은 국내 최장수 MMORPG '바람의 나라'를 모바일로 이식한 '바람의 나라:연'이 오는 15일 출시된다. 넥슨 최고의 캐시카우 '던전앤파이터' IP 기반 리메이크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도 다음달 12일 중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바람의 나라'는 지금의 넥슨을 만든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1996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도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바람의 나라:연'은 원작 감성과 추억을 모바일로 가져오기 위해 새롭게 도트 작업을 진행, 그래픽 리마스터 를 시행했다. 국내성, 부여성, 사냥터, 집, 몬스터, NPC 등 콘텐츠의 세밀한 부분까지 원작과 100% 동일하게 구현했다. 또한 모바일 트렌드를 고려해 이용자환경(UI)을 모바일 이용감에 어울리도록 최적화하고, 이용자 간 전투(PvP) 콘텐츠는 자동매칭 시스템을 도입한다. 원작 '무한장'은 모바일에 맞게 1대1, 3대3으로 친선전과 랭크전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이용자와 소통할 수 있는 단체채팅방과 오픈채팅방이 마련되며, 채팅 기능은 가로·세로 모드를 지원해 손쉽게 채팅할 수 있게 돕는다.
'던파 모바일'은 사전 예약만 5800만명 이상을 기록하며 차기 넥슨의 캐시카우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2008년 중국에 진출해 최고의 히트작으로 자리매김한 후 장기 흥행을 이어온 ‘던전앤파이터’ IP 기반 모바일 2D 액션RPG다. 좌우 이동 방식(횡스크롤) 바탕의 빠른 액션과 호쾌한 타격감 등 원작의 강점을 살리는 동시에 모바일 플랫폼에 맞춘 최적화 콘텐츠로 ‘던전앤파이터’ 고유의 액션성을 살렸다. 중국 서비스는 ‘던전앤파이터’를 현지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텐센트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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