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한국은행이 16일 기준금리를 0.50%로 동결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풀린 ‘돈’이 최근 부동산 과열 등 부작용을 보이자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날 서울 세종대로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0%로 동결하기로 의결했다.
한은의 이번 결정은 시중 유동성이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한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하가 부동산이나 주식 시장의 과열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광의통화량(M2 기준)을 보면 3053조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35조4000억원(1.2%) 늘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여기에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0.11% 오르며 전주(0.06%) 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강남4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서울 전체보다 더 높은 0.13%를 나타냈다.
정부가 6·17 대책, 7·10 대책을 연달아 내놓으며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힘쓰고 있지만, 시장에 풀린 막대한 자금이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울러 역대 최저수준까지 내려간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여력이 많지 않은 것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5월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금리인하로 기준금리가 실효하한 수준에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 동결을 예상해 왔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2~8일 채권시장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99%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다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향후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특히 미국의 금리 행보에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의 코로나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에 들어갈 경우 한은의 금리 인하 여력도 늘어난다.
한편 이날 금통위 회의에 조윤제 금통위원은 정상 참석했다. 조 위원은 취임 후 첫 회의였던 5월 금통위 회의 당시 보유주식에 대한 직무관련성 심사중임을 이유로 표결에서 제척됐다. 조 위원은 최근 직무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결론 난 보유 주식을 전부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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