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입국자는 '상주'(喪主) 안 된다..."병원 장례식장 실무자들은 안다" 

해외입국자는 '상주'(喪主) 안 된다..."병원 장례식장 실무자들은 안다" 

서울시, 보건소에 "해외입국자, 상주로서 문상객 맞이 불가" 답변...주요 병원 장례식장 동일 지침 적용

기사승인 2020-07-17 05:52:02
▲서울특별시 질병관리과가 광진구보건소에 전달한 회신공문. 제보자.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해외입국자는 '자가격리면제서'를 소지하더라도 장례식 상주 역할이 불가하다는 서울시의 입장이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특별시 질병관리과는 지난 4월 22일 광진구 보건소가 의뢰한 '장례참석자의 자가격리면제서 적용 관련 질의'에 "상주로서 장례 전반을 주관하거나 문상객을 맞이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답변했다.

앞서 광진구 보건소는 자가격리면제서를 발급받고 부친 사망으로 미국에서 입국 예정인 A씨 사례와 관련해 ▲상주로 장례식 전반을 주관할 수 있는지 ▲문상객을 맞이할 수 있는지 ▲갖추어야 할 보호장구 범위 등을 서울시에 질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한 회신 공문에 서울시는 "상주로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이할 경우 방명록 기록은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의 비노출자를 접촉하게 된다"며 "장례식 정황상 부주의 가능성이 높아 보호장구의 철저한 착용을 보장할 수 없다. 대상자의 독립된 환복 장소, 화장실 등 격리시설을 확보하고 이용 수칙을 적용하기도 어려움이 있다"며 우려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상주로 장례전반을 주관하거나 문상객을 맞이하는 것은 불가하다"며 "다만 조문 전 단계와 발인 운구 등은 방역수칙(KF80이상의 보건용 마스크 착용, 2m 이상 거리두기, 손위생 철저, 소독된 라텍스 장갑 착용 등)을 준수하며 참관하는 것은 가능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관련해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씨가 지난 11일 입국 후 서울대 병원장례식장에서 3일 간 상주 역할을 해 논란이 인 바 있다. 일반시민은 해외입국자의 경우 병원 장례식장에 입장하거나 머무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박씨에게만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서울시 회신공문 내용 중. 


쿠키뉴스 취재결과, 실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제외한 서울시내 주요 병원 장례식장은 모두 해외입국자의 상주 역할을 금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은 원칙상 해외입국자가 빈소에 상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 자가격리면제서를 소지하더라도 입관 전후 안치실에서 고인과 면접만 가능하도록 했다.  

이들 병원들은 해외입국자의 조문도 엄격히 제한한다.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은 빈소에 머물 수 없도록 하고, 신촌세브란스병원도 조문객들이 빈소에 오래 머물지 않도록 안내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조문객을 대상으로 해외입국력을 조사하고, 지자체 보건소와 위험여부를 평가 후 조문 여부를 정하고 있다. 병원들은 예외적인 경우만 보호복을 입은 채로 조문을 허용했다.
   
주요 병원들이 모두 동일한 방침을 적용하고 있는 이유는  '서울시 질병관리과의 회신 공문'에 의한 것이다. 각 병원 실무자들 사이에서 해당 내용을 공유, 장례식장 운영 방침으로 따랐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 관계자는 "서울시가 병원에 정식으로 해외입국자 장례참석 관련 공문을 내려보낸 것은 아니다. 다만 대학병원의 경우 실무자 간 업무공유가 활발하다. 해외입국자는 상주 역할이 불가하다는 서울시 답변도 이미 실무자들 사이에서 여러 차례 공유됐던 내용이다"라며 "실무자라면 아는 내용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박 시장의 아들 주신 씨의 장례식장 특혜 논란에 대해 '특혜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상주가 해외입국자인지 따로 파악하지 못한다. 정부나 서울시로부터 장례식장 상주에 대한 지침을 받은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정부가 해외입국자 대상 전수조사를 시작한 지난 4월 이후부터 병원은 장례식장의 상주나 조문객을 대상으로 해외입국력을 조사하지 않는다"며 "(감염 위험이 있는 사람이 장례식에 참석했다면)검역의 문제이지 병원 장례식장에서 따로 특혜를 준 것은 없다"고 말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