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 "한국다운 마블이 되고 싶어요"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 "한국다운 마블이 되고 싶어요"

7000여개 IP 확보...강철비와 같은 IP유니버스 확장에 투자
"적극적인 해외 진출로 IP 작품들 전 언어권으로 확대할 것"

기사승인 2020-07-22 05:01:45
21일 '정상회담:스틸레인3'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 /제공=카카오페이지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카카오페이지를 마블과 많이 비교하시는데, 마블처럼 만들고 싶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어요. 굳이 얘기할 거면, 마블과는 다른 마블이 되고 싶다고 해야겠죠. 한국다운 마블이 되고 싶어요."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는 21일 '정상회담3:스틸레인' 개봉을 앞두고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히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이 대표는 다양한 경쟁력 있는 작품들을 발굴하고 키워내 영화나 드라마 등 다양한 형태로 변주하면서 IP(지식재산권) 유니버스를 키워나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웹툰은 ‘슈퍼웹툰 프로젝트’를 통해 올 초부터 슈퍼 IP를 선정해 선보이고 있다. 박새로이 신드롬을 일으켰던 ‘이태원 클라쓰’를 시작으로 ‘어린’, ‘승리호’, ‘정상회담:스틸레인3’로 ‘슈퍼웹툰 프로젝트’를 이어가는 중이다. 

오는 29일 개봉을 앞둔 영화 ‘강철비2:정상회담’은 웹툰 ‘정상회담: 스틸레인(양우석, 제피가루)’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전편 대비 확장된 문제의식과 스케일로 분단국가인 남과 북, 그리고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 사이에서 실제로 일어날 법한 위기상황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웹툰은 10년간 웹툰 ‘스틸레인’ 시리즈를 서비스하는 한편 영화 ‘강철비’에 이어 ‘강철비2’ 에도 투자하며 ‘스틸레인 유니버스’를 만들어 왔다. 웹툰을 원작으로 영화와의 지속적인 선순환을 통해 하나의 견고한 세계관을 구축하는 IP 비즈니스의 좋은 사례다.

이 대표는 "마블은 80년 동안 8000개 캐릭터를 만들었고 18조원의 수익과 머천다이징까지 상상할 수 없는 마블 유니버스를 만들었지만 카카오는 마블이 성장하던 시기와는 완전히 다르다"며 "지금은 플랫폼에서부터 팬덤이 성장하고 있고,  작품도 다양하고, 취향도 너무 파편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시기의 IP 비즈니스는 수백, 수천명이 보는 IP를 수십, 수백개 갖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며 "마블과는 다르게 이런 면에서 훨씬 더 플랫폼적이고, 훨씬 다양한 작품과 다양한 취향을 가진 독자들에게 이렇게 다가가려 한다"며 카카오페이지의 전략을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올해를 본격적인 IP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한 원년으로 삼고 ‘슈퍼 IP 유니버스(Universe)’ 사례들을 확장시키려는 다양한 시도들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 문법이 ‘웹툰의 영상화’ 에서 그쳤다면, 단일IP가 드라마,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 사업 등 다양한 스토리 포맷으로 시대와 국경에 국한되지 않고 무한 확장되어갈 수 있는 시도들을 해나갈 계획이다. 

지금까지 "한국과 일본에서 투자받았던 카카오페이지는 현재 1조가 넘는 매출을 거뒀다"면서 "이런 과정이 되기까지 플랫폼회사에서 진화해야겠다는 걸 마음속에 깊숙히 마음을 먹고 그 이후로 집중적으로 IP에 투자해서 7000작품 정도, 7013개 정도의 IP 타이틀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카카오페이지가 작품을 선정하는 기준도 밝혔다. 키워드는 초경쟁, 섬세한 갈등구조, 새로운 장르개발, 친여성적인 감성 등이다. 이 대표는 "우선 카카오페이지 플랫폼은 전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초경쟁 마켓"이라며 "이미 7만개의 CP들이 경쟁하는 곳으로, 초경쟁에서 이겼거나 이길 수 있는 스토리를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독특한 갈등구조를 설정하고 섬세하고 깊게 파고들어간 작품이나, 새로운 판타지 영역 등 새로운 장르개발에 능한 작품, 헐리웃과 달리 친여성형 작품 등이 많다"고 덧붙였다. 

초기에는 데이터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딱 보면 감이 오는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그는 말했다. 이 대표는 "작품을 보다 보면 스틸레인처럼 5년에서 10년까지 끌고 갈 수 있는 소재가 보인다"면서 "스틸레인도 원, 투, 쓰리까지 나와 있는데 포나 파이브로 가면 더 대단해질 텐데, 카카오페이지와 크리에이터들이 함께 성장하며 가져오는 트래픽이나 매출의 결과를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웹툰과 웹소설 시장의 향후 규모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 대표는 "지상파나 영화사들과 최근 많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2018년까지 영화나 드라마화가 됐던 작품이 18작품 정도였는데 이제는 50~60작품까지 늘어났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IP가 갖고 있는 오디언스(청중, audience) 파워가 크고, 초경쟁마켓에서 이긴 스토리를 갖고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고 싶어한다"며 "해외시장 진출은 웹툰회사들이 함께 하고 있는 곳이라서 수조원이 투자될 것이라고 보고, 시너지 확장성을 키울 수 있는 파트너라면 오리진(원작, origin)에 상관없이 새로운 IP에 투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포부는 뭘까. 이 대표는 "강철비와 같은 프로젝트가 국내 사업에서 IP 비즈니스를 어떻게 진화시켜 나가는지를 보여주고, 해외로 봤을 때는 우리나라 크리에이터들이 놀 수 있는 판을 전 언어권으로 확대하고 싶다. 하루 오는 고객을 7000만명 수준으로 늘리며 지금까지 온 것보다 세 배 네 배 더 많이 가려고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IP사업을 카카오가 혼자 만들어간다기 보단 대한민국이 만들어 가고 있다고 본다"며 "BTS와 기생충 등 글로벌한 영향력을 더 깊게, 얼마나 더 크게 확장할 수 있느냐가 우리나라 콘텐츠 비즈니스의 미래가 달렸다고 보고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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