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과 이청용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서울에서 전성기에 함께 힘을 보탠 사이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오랜 시간 같이 활약해 ‘쌍용’이라는 애칭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2009년 7월 이청용이 먼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볼턴과 계약해 떠났고, 같은 해 시즌을 마치고 기성용도 스코틀랜드 셀틱에 입단하며 두 선수는 각자의 길을 걸었다.
약 10년이 지나 두 선수 모두 올해 초 K리그 복귀를 진행했다. 두 선수 모두 이적 당시 원소속팀과 우선 협상의 조건에 발목이 붙잡혔다. 기성용은 K리그 복귀가 불발됐고, 이청용은 울산 현대로 이적했다.
기성용은 마음의 앙금을 드러내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마요르카로 향했다. 하지만 부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변수 속에 계약을 일찍이 종료하며 다시 한국에 들어왔고, 결국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두 선수가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되지는 못했지만 팬들은 두 선수가 K리그에서 마주칠 생각에 벌써부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EPL에서는 뛸 때는 상대 선수로 마주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K리그에서는 없기 때문이다.
당사자들 모두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기성용은 22일 공식 입단 기자회견에서 “청용이와 만나면 기분이 묘할 것 같다”며 “청용이와 만나면 기분이 묘할 것 같다. 그라운드에서 둘 다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을 최대한 보이면 팬들도 좋아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청용도 같은 날 구단을 통해 “(기)성용이가 K리그로 돌아와 기쁘고 반갑다. 복귀 과정을 옆에서 지켜봤던 터라 성용이의 활약이 기대된다”며 “부상에서 회복해 하루빨리 국내 K리그 팬에게 좋은 모습 보였으면 좋겠다. 경기장에서 만나기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두 선수의 소속팀인 울산과 서울은 오는 8월3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맞붙는다. 현재 부상 중인 기성용이 8월에는 출전이 가능하다고 해 ‘쌍용 더비’가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이청용은 “서로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소속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면 K리그 팬도 즐기길 수 있을 것 같다,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기성용 역시 “8월 맞대결까지 일단 몸상태가 어떨지 모르지만 당연히 출전하고 싶다. 청용이와는 영국에서 상대로 한 번 맞대결 해봤다”며 “K리그 맞대결도 나한테는 특별한 경기가 될 것 같다”며 “존경하고 좋아하는 친구다. 우리가 그라운드 안에서 보여줄 수 있는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팬들도 좋아하실 것 같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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