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데이터리서치가 지난 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100명을 대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에 대해 조사한 결과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달 23일 공표된 직전 조사(6월4주차, 55.0%)보다 10.6%p가 하락한 것으로 60%대를 기록했던 5월 이후 지지율이 연이어 추락하고 있다.
이에 문 대통령의 ‘레임덕’이 거론되고 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1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언론은 대통령의 레임덕을 언급하기 시작했다”라며 직접 지도력 공백 문제를 논제로 꺼내 들었다.
이와 관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신율 교수는 “레임덕의 3가지 요건 중 데드크로스만 나타난 상황이라 아직 레임덕이라고 이야기할 순 없다”라면서도 “진입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부동산 그린벨트 논쟁을 보면 김상조 정책실장이 ‘당정 간 의견을 정리했다’라고 이야기했는데도 정세균 국무총리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이 반대 의견을 표했다. 이는 현재 정권이 말기 단계에서 원심력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라며 “레임덕이라 단정 지을 순 없지만, 가능성은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문제로 화가 난 민심에 여당이 행정수도 완성, 개헌 등의 문제를 꺼내 더 불을 붙이고 있다”라며 “정부 여당의 엉뚱한 문제 제기가 현재 상황을 극복하는 데 더 도움이 안 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으로 유보됐던 정권 심판이 서서히 다가오는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 경제, 남북관계 등 국정 운영 부분에 대한 성과가 사실 없었다”라며 “4·15 총선 당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보고 국민이 정권에 대한 유보적 심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역대 대통령들 대부분 다 레임덕이 있었다. 문 대통령도 최근 악재들 때문에 상황이 앞당겨지고 있다”라며 “반전 모멘텀을 못찾으면 앞으로 대형 악재가 없더라도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자연스러운 내림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문 대통령의 지지율 우하향 추세가 길게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지금의 데드크로스는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친 탓”이라며 “추세적 하향세로 굳어질 것 같지는 않다. 초미의 관심사는 부동산과 정치개혁이다. 부동산 문제와 국정의 주요 이슈를 끊임없이 끌고가면 국민의 믿음이 유지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