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권력이 반대하는 수사’를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25일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한동훈 검사장은 전날 열린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에서 이같이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사장은 당시 수심위에서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질문의에 “법무부 장관과 중앙(지검) 수사팀이 저를 구속하거나 기소하려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권력이 반대하는 수사를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이 광풍의 2020년 7월을, 나중에 되돌아볼 때 적어도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 중 한 곳만은 상식과 정의의 편에 서 있었다는 선명한 기록을 역사에 남겨달라”며 “그래주시기만 한다면, 저는 억울하게 감옥에 가거나, 공직에서 쫓겨나더라도, 끝까지 담담하게 이겨내겠다”고 토로했다.
법조계·학계 등 외부전문가 15인으로 구성된 대검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에 대한 심의 결과 채널A 이동재 전 기자 건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해 재판에 넘기는 반면, 공모 의혹을 받는 한 검사장에 대해서는 수사를 중단하고 불기소 처리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수심위의 권고는 강제력을 동반하지 않고 있다. 수사 지휘부의 판단에 따라 수사를 계속할 수 있다.
한편 수심위의 심의 결과가 나온 이후 여당을 중심으로 수심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피의자 소환 등의 아주 기본적인 수사도 하지 않았는데 수사 중지 의견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고 밝혔다.
그는 “본래 수사심의위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남용을 통제하는 장치로 기능해야 하지만 지금은 검찰이 부담되는 사건을 검찰 입맛대로 처리하거나 봐주기를 위한 면피용 기구가 돼 버렸다”면서 “(수심위의) 목적과 역할을 다시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