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한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의 발언이 국민들의 공감을 얻으며 연일 회자되고 있다. 정작 ‘임대차3법’을 비롯한 부동산 관련 11개법안을 처리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윤 의원을 향해 비판했다 국민들로부터 역으로 비난을 받는 상황에 직면했다.
박범계 의원은 1일과 2일 연이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의원이) 임차인이라고 강조했지만, 현재도 1주택을 소유한 임대인이다. 소위 오리지널은 아닌데 마치 평생 임차인으로 산 듯 호소하며 이미지 가공하는 것은 좀”이라거나 “(사실은) 임대인 보호를 외친 것”이라는 등 비판을 쏟아냈다.
하지만 박 의원의 발언이 알려지자 역풍을 맞았다. 통합당은 당장 논평을 통해 박 의원의 발언 중 ‘눈 부라리지 않고 이상한 억양 아닌’이란 문구를 두고 “특정지역을 폄훼한다”고 비난했다. 장재원 의원 등은 ‘다주택자가 물타기를 한다’고 꼬집었다. 실제 박 의원은 대전에 아파트 1채와 경남 밀양의 건물, 대구의 주택과 상가 등 부동산 3채를 보유 중인 다주택자다.
박 의원에 이어 윤준병 의원의 발언도 ‘무개념 발언’으로 알려지며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윤 의원은 3일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것이 나쁜 현상인가? 아니다. 국민 누구나 월세를 사는 세상이 다가온다. 전세가 소멸되는 것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의 의식 수준이 과거 개발 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고 했다고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더구나 “월세가 정상이면 당신부터 월세 살아보라”는 비판글에 “아파트 투기없이 30년 넘게 북한산 자락의 연립주택에서 실거주의 목적으로 살아왔다. 지금은 월세도 살고 있다“며 월세 세입자임을 강조해 더욱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윤 의원이 실은 서울 종로구 구기동 연립주택과 마포구 공덕동 오피스텔을 소유한 2주택자라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월세체험’이라며 서울 구기동 연립주택 외에 자신의 지역구인 정읍에 전용면적 59㎡(구 17.8평) 규모의 아파트를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50만원 수준으로 장기 계약해 살고 있는 것이 추가로 알려지며 다주택자이자 임대인으로써 공감능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3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윤희숙 의원이 (임대차3법의) 내용상 문제점을 적절히 지적했고, 절차상 문제도 아프게 지적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이고 반성하거나 향후에 제대로 하겠다는 그런 다짐이나 변명도 없이 메신저 개인을 공격하는 아주 치졸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나아가 “심지어 어느 의원은 ‘박원순 시장이 미투 사건의 전범을 보여줬다’고 망발에 가까운 이야기를 해놓고 또 다시 ‘월세 사는 게 뭐가 나쁘냐’고 이야기했다”며 윤 의원을 겨냥해 비난의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야당 의원의 ‘개념 연설’을 ‘무개념 비판’한 여당 의원들”이라고 논란에 휩싸인 민주당 의원들을 규정하며 “야당 의원의 합리적 비판을 바탕으로 정부 정책 방향을 함께 검토하기는커녕, 문제를 덮는 데만 급급하다. 민주당의 오만과 실패야 자기들 몫이지만, 전세에서 월세로 밀려날 집 없는 국민들의 고통은 누가 대신해 줄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한편 무개념 발언 논란에 휩싸인 윤 의원은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앞서 윤 의원은 선거를 앞둔 지난해 12월 당원과 지역 인사들에게 연하장을 대량으로 발송하고, 교회 입구 등에서 명함을 돌린 바 있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27일 ‘공직선거법’ 위반혐의가 있다고 보고 윤 의원을 재판에 회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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